'SKY 캐슬', 조현탁 감독이 밝힌 #개싸움 #잠자리 #막장 #납골당

[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비지상파 최고 시청률 기록을 쓰며 신드롬을 일으킨 'SKY 캐슬'이 종영을 앞두고 있다. 연출을 맡은 조현탁 감독은 취재진을 만나 캐스팅 및 촬영의 비하인드를 직접 밝혔다. 매회 방송이 끝날 때마다 내용 및 복선에 대해 치열하게 해석해 온 시청자들의 반응을 알고 있다고 말하며 명장면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31일 서울 마포구 베스트웨스턴 서울가든호텔에서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 제작 HB엔터테인먼트, 드라마하우스)의 조현탁 감독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종영을 앞둔 'SKY 캐슬'은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제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리얼 코믹 풍자극.

1%대의 시청률로 출발해 꾸준한 인기 상승세를 기록한 드라마는 역대 JTBC 드라마 최고 시청률 돌파에 이어 tvN '도깨비'를 제치고 비지상파 최고 시청률까지 갈아 치우며 신드롬급 인기를 얻었다. 지난 19일 방송분은 22.3%(닐슨코리아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날 조현탁 감독은 'SKY 캐슬'을 둘러싼 논란과 뒷이야기 등을 묻는 질문에 답했다. 온라인 상에서 시청자들이 뜨겁게 논쟁했던 소품 및 시퀀스에 대해서도 진위를 밝혔다.

"'개싸움' 신, 연출에 가장 공들였던 장면"

조현탁 감독은 혜나(김보라 분)의 사망 후 캐슬의 부부들이 맞붙어 육탄전을 벌이는 장면을 설명하며 "연출에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 신을 찍을 때 서로 완벽히 호흡이 맞았다. 저 감독이 뭘 좋아하는지 배우들이 다 알았고 서로에 대한 이해, 배려가 너무 잘 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이태란이 독감으로 컨디션이 굉장히 안좋았는데 즐겁게 배려하며 유쾌하게 찍었다"며 "처음 독서토론회 시작해 후반까지 온 건데 이 분들이 완전히 캐릭터에 빙의돼 어찌보면 나 혹은 작가보다 자기 캐릭터를 더 잘 아는구나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동명 납골당서 촬영한 사연

드라마의 제목은 실존하는 한 납골당의 이름과 같다. 이에 대해 일부 시청자들은 드라마의 제목에 또 다른 함의가 있는 것은 아닌지, 혹은 이 납골당과 드라마 측이 특정 관계에 이는 것은 아닌지 추측했다.

이에 대해 감독은 "동명 납골당이 있는 것은 방영이 임박해 알았고 일체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흥미로운 사연이 뒤따랐다. 극 중 혜나의 유골이 안치되어 있는 납골당이 바로 동명의 납골당이다.

감독은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혜나가 죽고 유골함을 보관하게 된 납골당이 실제 (납골당) '스카이캐슬'에서 찍었다"며 "정문 입구에서 찍다가 '스카이캐슬'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어서 이를 포함해야 하나 잘라야 하나 고민해했던 기억도 난다"고 밝혔다.

"현장서 발견하고 포착한 잠자리, 복선으로 회자돼"

혜나의 죽음이 그려지기에 앞서, 드라마에는 혜나와 우주(찬희 분)가 학교에서 짧게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등장한다. 예서(김혜윤 분)와 불공정한 경쟁에 분노한 혜나가 화를 내며 화면에서 사라지고, 유리창 너머로 바닥에 쓰러져 있는 잠자리의 모습이 화면을 채운다. 이후 혜나가 캐슬 게스트하우스의 테라스에서 추락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에 일부 시청자들은 극 중의 잠자리가 혜나의 죽음, 특히 자살을 암시하는 복선이라 해석했다. 잠자리를 활용한 연출에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는 논쟁이 이어졌다.

조현탁 감독은 "잠자리는 따로 대본에 있던 건 아니다. 현장에 도착하면 꼼꼼히 준비해 찍으려 하는데 그날 현장의 특별함, 당일의 기세랄까, 그 현장만의 아름다움을 둘러보기도 한다"며 "한겨울 고등학교 복도에 잠자리가 있더라. 바로 앞에서 혜나와 우주가 리허설을 한 뒤 그걸 봤다. 머릿속에선 혜나의 죽음을 알고 있어서 그런지 잠자리가 예사롭게 보이지 않더라"고 돌이켰다.

이어 "그래서 촬영 감독에게 찍으라고 했다. 그런데 그걸 그렇게까지 풍부하게 해석할 줄 몰랐다. 현장에서 '잠자리가 스스로 자살할 수 있는 곤충이다' 등 엄청난 해석이 있다는 것을 들었다. 여러 현장에서 결정된 사안들이 많은데 잠자리도 그 중 한 가지였다. 오히려 보신 분들이 더 많은 해석을 해주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막장은 죄가 없다"

'SKY 캐슬'은 입시 현실을 소재로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 삶의 가치에 대한 고민 등 묵직한 메시지를 남기는 작품이다. 하지만 청부살인, 가정 폭력, 출생의 비밀 등을 소재로 등장시키며 그간 비난받아 온 여타 '막장 드라마'와 다르지 않다는 지적도 받았다.

감독은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어쩔 수 없다"고 조심스럽게 답한 뒤 "제가 '막장 아닙니다'라고 할 수도 없는 것 같다"면서도 "막장은 죄가 없다. 그것이 개연성이나 설득력 없을때 문제 생기는 거지 막장 자체는 죄가 없는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막장이 개연성 설득력 없이 악의적으로 사용되고 시청자들에게 자극을 위해 악용될 때는 문제"라며 "말씀하신 그런 부분이 우리 작품 안에 있다. 원래 우리가 하려던 이야기를 풍부하게 운반하기 위한 설정들이지 그것 때문에 사람들이 더 크게 반응할 것이라는 걸 먼저 생각하고 만든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SKY 캐슬'은 오는 2월1일 마지막회를 방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