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형태 기자]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그렇지 않아도 국민의 눈총을 받아오던 빙상계가 성폭행 폭로에 이은 '왕따 진실게임으로 바람 잘 날 없다. 조용해질만하면 불거지는 사건 사고로 빙상연맹은 '사고연맹'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쓴 상태다.
조재범 전 코치의 심석희 성폭행 혐의가 마른 장작에 기름을 통째로 부었다. 이미 심석희에 대한 폭행으로 1심에서 징역 10개월 유죄판결을 받아 복역 중인 그는 성폭행 혐의가 더해지면서 말 그대로 사면초가에 몰렸다.
그의 (성)폭행이 하루 이틀 된 사건이 아니라는 점, 비단 심석희에 국한된 일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빙상계의 총괄 컨트롤타워인 빙상연맹은 입이 있어도 할 수 없는 지경이다.
연맹 수뇌부를 통째로 드러내고, 관련 지도자들을 모두 영구추방시키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들끓는다. 정치권 및 정부에서도 재발방지를 위해 관련 제도 및 법안을 손질하는 등 본격적인 '손보기'에 들어간 상태다.
특정 학교 출신들의 파벌싸움, 이 과정에서 빚어지는 유착 담합 폭행 비리로 인해 이미 국민들의 신뢰를 가장 많이 잃은 체육단체가 됐다. 심석희 사태를 계기로 대대적인 빙상계 정화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존립 자체가 위험할 것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여기에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김보름과 노선영의 왕따 논란이 1년만에 불거졌다. 김보름은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뒤쳐진 선배 노선영을 놔두고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퉁명스런 표정으로 빠져나가 여론이 크게 달아올랐다.
노선영이 대회 직후 방송 인터뷰에서 "김보름 측으로부터 따돌림을 받아왔다"고 폭로하면서 그는 국민적 비난을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전날 김보름이 노선영과의 과거 관계를 구체적으로 들어 반박하면서 사태는 완벽한 반전 상황으로 접어들었다. 김보름은 "노선영으로부터 훈련이나 합숙소에서 욕설과 폭언을 들어왔다. 심지어 자기 페이스에 맞추지 않는다며 내 훈련을 방해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진실이 어떻든 빙상계로선 공개하고 싶지 않았던 논란이 한꺼번에 터져나온 모양새다. 결국 한체대와 비한체대 출신으로 나뉜 빙상계 내부의 어긋난 권력관계, 이를 수수방관하고 '메달만 따면 그만'이라는 자세로 내부 분란 감추기에만 급급해온 빙상연맹이 문제의 근원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뜻있는 체육인들은 "우선 빙상연맹부터 깨끗하게 개혁하고, 이어 한국 체육의 총괄 사령탑인 대한체육회도 손을 봐야 한다. 체육계의 뼈를 깎는 변화 노력이 없다면 한국 체육은 국민들로부터 완전히 외면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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