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한 경기로 모든 것을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은 공격에 대한 고민을 한 번 정도는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축구대표팀은 지난 1일 오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에서 사우디와 평가전을 치러 0-0으로 비겼다. 오는 7일 필리핀과 2019 아시아 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앞둔 상황에서 반면교사로 삼기에 좋은 경기였다.
평가전에서는 장점보다는 단점이 노출돼야 좋은 편이다. 이날 대표팀은 8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한 개의 유효슈팅도 하지 못했다. 효율성이 많이 떨어졌다.
무엇보다 시즌이 끝나고 몸 상태가 바닥으로 내려간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회복이 절실하다. 황의조는 지난해 47경기에서 33골을 퍼부었다. 최고의 한 해를 보냈고 12월 울산 동계훈련까지 소화한 뒤 UAE로 왔지만 사우디전에서는 결정력이 아쉬웠다.
반면 왼쪽 윙백으로 나섰던 황희찬(함부르크SV)은 시즌 중 합류해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로 공격을 창출했다. 황의조에게 결정적인 패스를 넣어주는 등 과감성도 돋보였다. 신선함에서는 황희찬이 훨씬 나았다.
물론 황의조도 슈팅을 시도하는 움직임은 상당히 뛰어났다. 하지만, 골대를 아슬하슬하게 빗겨가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다. 사우디 밀집 수비에 고립되는 경우도 있었다.
상대의 밀집 수비는 역동성으로 깨야 한다. 필리핀, 키르기스스탄이 한 수 아래 전력이라지만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뛰지 못하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손흥민은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출전 대신 11월 A매치와 아시안컵 1, 2차전을 거르는 조건이 붙었다. 손흥민 없이도 필리핀, 키르기스스탄을 이겨야 하는 한국이다.
2015년 호주 대회까지는 16팀이 4팀씩 4개조로 나눠 바로 8강으로 향했지만, 이번 대회부터는 24개국이 4팀씩 6개조로 나뉜다. 16강부터 결선 토너먼트가 시작해 경기수가 더 늘었다. 체력 안배 등 고민거리가 쌓인 상황에서 손흥민은 14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을 뛰고 합류한다. 2일 카디프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이어가는 등 확실한 상승세다.
자연스럽게 필리핀, 키르기스스탄전에서 골 감각을 살려야 하는 숙제와 마주하게 됐다. 일단 벤투 감독은 사우디전에서 비대칭 플랫3 수비를 앞세우는 실험을 했다. 주로 활용했던 4-2-3-1 전형에 기반을 둔 전술을 구사하면 다른 내용이 나올 수 있다.
공격 2선 자원들의 분발이 촉구된다. 황희찬을 비롯해 이청용(보훔), 이재성(홀슈타인 킬) 등 시즌 중 합류한 이들이 힘을 내줘야 한다. 황인범(대전 시티즌), 나상호(광주FC) 등은 젊은피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각자 개성이 확실하기 때문에 지난해 9~11월 평가전에서의 모습만 회복한다면 손흥민 합류 후 더 큰 시너지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두 경기에서 감각을 찾는다면 중국과 3차전을 더 수월하게 치르는 것도 가능하다. 중국은 공한증을 깬 자신감으로 한국을 이기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한국이 경기를 치르면서 좋아진다면 크게 문제가 될 일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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