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넷플릭스 영화 '로마'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온라인 스트리밍 기업의 영화를 배척하는 일부 국제영화제의 행보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21일 서울 명동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점에서 영화 '로마'(감독 알폰소 쿠아론, 배급 넷플릭스·판씨네마)의 알폰소 쿠아론 감독과 한국 취재진이 질의응답을 나누는 라이브 컨퍼런스가 진행됐다.
'로마'는 1970년대 초반 혼란의 시대를 지나며 여러 일을 겪어야 했던 멕시코시티 로마 지역에 사는 클레오(얄리차 아파리시오 분)의 삶을 따라가는 영화다. 인물의 어린 시절 가정부였던 클레오에 대한 애정을 담아 그녀의 인생을 따라간다. 쿠아론 감독의 실제 어린 시절 기억을 바탕으로 1970년대 격동의 시기 가정과 사회계층의 모습을 감성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아카데미 수상 각본가이자 감독인 알폰소 쿠아론이 선보이는 가장 사적인 이야기로 주목받았다. 베니스국제영화제는 '로마'에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여했다. 앞서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의 영화를 전통적 의미의 영화로 인정하지 않겠다며 초청을 거부한 칸국제영화제의 행보와는 다른 결정이었다.
극장 상영의 경험을 영화 가치의 일부로 여기며 이같은 전통을 중시하는 국제영화제들의 행보,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영화를 배척하는 움직임에 대해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새 플랫폼의 등장을 반영하지 않는 영화제들의 경향은 지속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어 "현재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들도 제작 영화를 극장 개봉하고 있다"며 "스트리밍 플랫폼이 하나의 단기적 트렌드가 아닌, 지속될 하나의 산업이라 본다. 이를 인정하고 둘의 공존을 가능케 하는 방향을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감독은 "플랫폼을 통해 작업하는 나 같은 감독도 극장 개봉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인지하고 있다. 그런 면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라며 "두 세상이 최선의 방식으로 전망을 공유해 앞으로 상황을 만들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국내 뿐 아니라 세계 영화 산업의 문제로 꼽혀 온 쏠림 현상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한국의 상황은 내가 잘 모르지만 다른 시장의 상황을 볼 때 극장에서 영화 선택 폭이 좁아졌다"며 "스트리밍 플랫폼은 오히려 영화 다양성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 슈퍼히어로 영화나 할리우드 영화로 제한된 극장 환경과 달리 플랫폼은 다양한 영화를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감독은 "역사를 살펴보면 과거에는 다양한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었다"며 "할리우드와 아시아, 유럽 등 여러 나라의 영화들은 극장에서 많이 봤었다. 이제 이런 것들이 플랫폼에서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로마'는 국내 극장에서 지난 12일, 넷플릭스에서 14일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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