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형태 기자]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맞았습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법정에서 선수 생활 동안 당한 폭행 경험을 털어놓았다.
17일 수원지법 형사4부(문성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심석희는 "피고인을 처음 만난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상습적인 폭언과 폭행을 겪었다. 아이스하키 채로 맞아 손가락 뼈가 부러진 적도 있다"며 "중학생이 되면서 폭행 강도가 더 심해졌고, 오랜 기간 일상적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심석희는 "평창동계올림픽을 20일 남겨두고 '이러다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먹과 발로 신체 여러 부위를 집중적으로 맞아 뇌진탕 상해를 입었다"며 "시합 도중 의식을 잃고 넘어져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잘못을 하지 않았지만 특정 선수로 인해 맞는 경우가 많았다. 해당 선수보다 못해야 하는데 기량이 올라가면 폭행을 당했다"면서 "극도의 두려움과 공포심으로 심리적으로 억압돼 있어 저항하거나 주변에 알리지 못했고, 주변에 알리면 선수 생활은 끝난다는 식으로 세뇌당했"고 덧붙였다.
심석희는 "현재 우울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불안장애, 수면장애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며 "피고인이 다시는 죄를 저지를 수 없게 상응하는 강력한 처벌을 받길 희망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조 전 코치는 "1심 선고를 받은 뒤 석 달간 구치소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며 "맹세코 악의나 개인적인 감정은 없었다. 심 선수가 원한다면 눈앞에 절대 나타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심석희와 조 전 코치는 재판 내내 한 번도 눈을 마주치지 않으며 서로의 입장을 설명했다. 심석희는 재판 내내 눈물을 흘리며 진술을 했다.
조 전 코치는 2011년 1월부터 지난 1월까지 심석희 등 국가대표 쇼트트랙 선수 4명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상습상해 등)로 기소됐다. 심석희는 지난 1월 평창동계올림픽 대비 훈련 도중 조 전 코치에게 맞아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은 뒤 이 사실을 폭로했다.
조 전 코치는 지난 10월 1심 재판에서 그는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항소해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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