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깨알같은 디테일로 열혈 시청자들을 양산하고 있다. 들여다볼수록 치밀하고 꼼꼼한 서사가 국내 처음으로 시도된 AR 게임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만나 연일 호평을 얻고 있다.
지난 1일 첫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극본 송재정, 연출 안길호,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초록뱀미디어)은 AR 게임을 주요 소재로 하는 서스펜스 로맨스라는 독특한 장르로 안방에 안착했다. 송재정 작가만의 새로운 스토리가 안길호 감독의 세밀한 시선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스며들고 있다는 평이다.
제작진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높은 완성도와 디테일을 실감케 하는 장면들을 꼽으며 열혈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번 더 끌어올렸다.
'그라나다'가 이국적 공간 그 이상인 이유
제작 당시부터 스페인 해외로케로 주목을 받았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서구적인 가톨릭 문화와 이슬람의 양식이 혼재된 스페인의 고도 그라나다를 배경으로 한다.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유명 여행지인 그라나다지만, 드라마 속 그라나다는 단순히 아름다운 배경으로만 활용되지 않는다.
작품 속 그라나다는 보니따 호스텔의 주인 정희주(박신혜 분)의 지난 12년의 삶이 묻어있는 곳이다. 클래식 기타리스트를 꿈꾸며 스페인에 왔지만, 몇 년 만에 부모님을 모두 잃고 학교까지 그만두고 정말 열심히 일하며 가족들의 생계를 꾸려온 희주의 시간이 쌓여온 공간이기 때문.
안길호 감독은 그라나다의 곳곳을 세심한 시선으로 담아냈고, 이는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그라나다가 희주의 생활공간으로 보는 이의 마음에 차곡차곡 쌓였다. 지난 3회, 낡은 호스텔을 100억에 팔고 "이제 돈 걱정 안 하고 살아도 된다"면서 활짝 웃는 그녀에게 시청자들이 공감하며 '희주에게 일어난 마법'을 자연스레 받아들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희주가 매일을 살던 공간들이 유진우(현빈 분) 앞에서는 AR 게임이라는 마법이 일어난 공간으로 그려지는 극명한 대비로 신비로움을 더했다. 해외촬영을 200% 활용해낸 제작진의 묘수였다.
게임이야, 현실이야?…판타지와 일상의 과감한 교차
게임과 현실이 교차하는 지점들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만이 자랑하는 과감한 전개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2회 방송 말미의 열차 총격신은 1년 전과는 몰라보게 달라진 진우가 총격전을 벌이는 장면을 그린다. 안길호 감독은 총격전으로 난잡해진 열차 칸에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듯 자신만의 일상에 젖어있는 캐릭터들을 통해 섬세한 연출력을 입증했다. 총탄이 날아드는 절체절명의 순간 평안하게 잠에 빠져있거나, 음악을 듣고 있는 사람들이 우리가 보고 있는 이 장면이 게임과 현실이 동시에 존재하는 순간임을 알려준다.
3회에서 등장한 '카페 알카사바' 앞의 날씨 변화 역시 마찬가지다. 최양주(조현철 분)에 따르면 "항상 비가 오는 설정"이라는 게임의 설정은 거리를 오가는 수많은 사람 중 오로지 진우만 보고, 느낄 수 있는 빗줄기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게임에 접속한 진우의 시선에서 현실과 게임 속의 날씨 변화를 직접 조명함으로써 AR 게임의 특별함을 한눈에 알려준 셈이다.
배우 박신혜가 연기하는 희주와 엠마 역시 마찬가지다. 씩씩하고 사랑스러운 여자 희주와 게임 속 매혹적인 기타리스트 엠마를 안길호 감독은 '카페 알카사바'의 창문 안팎으로 하나의 프레임에 담아내 이 장면이 게임과 현실이 교차하는 순간임을 깨닫게 한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매주 토, 일 밤 9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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