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큰 경기일수록 팀을 위해 희생, 헌신해야죠."
올해 프로축구 K리그2(2부리그) 대전 시티즌 지휘봉을 잡은 고종수 감독은 시즌 초반 선수 선발 논란을 딛고 팀을 4위까지 올려놓는 힘을 보여줬다. 우승을 차지한 아산 무궁화가 존폐 논란에 휘말렸고 선수 수급 문제를 해결 짓지 못하면서 2위였던 성남FC가 K리그1 승격 자격을 얻었다.
덕분에 대전은 4위이면서도 5위 광주FC와 홈에서 준플레이오프를 치를 자격을 얻었다. K리그2 준PO와 PO는 홈 팀이 0-0으로 비기면 다음 단계로 진출하는 유리한 조건을 얻는다. 그만큼 공격 축구를 해서 이기라는 의미였다.
2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 고종수 감독은 올해 광주와 맞대결에서 후반 15분 이후 계속 실점했다는 지적에 대해 "통계상 그렇겠지만, 큰 경기는 다르다. 선수들의 경험 부족이 있기 때문에 알찬 경기 운영이 어렵다. 큰 경기일수록 팀을 위해 희생, 헌신하고 간단한 축구를 해야 좋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 숱한 단판 승부를 치러봤던 고 감독이다. 이날 경기는 0-0을 비겨도 대전이 PO에 올라 12월 1일 부산 아이파크와 원정 승부를 펼친다. 상대적으로 광주가 불리했다.
그는 "현역 시절을 떠올려보면 고민하고 긴장해봤자 좋은 플레이가 나오지 않더라. 선수들에게 생각은 냉정하게, 가슴은 뜨겁게 하고 자신 있게 뛰라고 했다. 볼을 두 번 건드리지 말고 한 번에 동료에게 연결하고 일대일 상황에서 밀리지 말라고 했다"며 확실한 대처법을 주문했다.
선수들은 전반 초반 광주 중앙 미드필더 이승모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부상으로 집중하지 못했다. 광주 선수들이 이승모의 몫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면서 더 얼어붙었다.
하지만, 고 감독의 지시를 기억했는지 후반에는 볼을 빠르게 주고받으며 위기를 돌파했다. 광주의 실수만 유도하면 대전이 흐름을 잡기에도 문제가 없었다. 고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에게 "작은 실수로 경기가 갈리니 간단하게 하자"고 강조했다.
그 결과 후반 23분 키쭈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광주 수비가 키쭈의 패스에 현혹, 박수일을 놓쳤다. 박수일은 빠르게 골지역 오른쪽으로 볼을 연결했고 키쭈가 수비와 엉겨 넘어지며 골망을 흔들었다. 딱 두 번의 패스에 간단하게 골이 완성됐다. 이후 몸을 던지는 수비로 1-0 승리를 가져오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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