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남자프로배구 삼성화재가 '뒷심'을 제대로 보였다. 세 경기 연속 풀세트 접전을 치러 모두 승리를 거뒀다. 공교롭게도 모두 원정 경기였다.
지난 1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전, 1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전 그리고 22일 장충체육관에서 치른 우리카드와 맞대결이 그렇다. 해당 세 경기 중에서 두 차례(현대캐피탈, 우리카드전)는 짜릿한 뒤집기 승리를 거뒀다.
22일 우리카드전은 0-3 패배가 유력해보였다. 삼성화재와 경기에 앞서 2연승으로 내달린 우리카드는 1, 2세트를 연달아 가져가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삼성화재 선수들은 1, 2세트에서 플레이가 매끄럽지 못했다. 발놀림도 둔해 보였다. 이날 17점을 올리며 소속팀 역전승에 힘을 보탠 주장 박철우(33)도 "1, 2세트는 정말 되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고 할 정도였다.
세트 스코어 2-2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던 5세트 후반에도 삼성화재는 우리카드의 맹추격에 혼쭐이 났다. 14-7로 앞선 가운데 팀 승리 확정까지 한 점만 남겨두고 내리 6연속 실점을 해 턱밑까지 쫓겼다. 두팀 합쳐 가장 많은 32점을 올린 타이스(네덜란드)가 삼성화재 승리를 결정하는 마지막 후위 공격에 성공해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던 것이 최근 풀세트 승리 원동력인 것 같다. 이겨서 정말 다행"이라며 "1, 2세트를 연달아 내주면 솔직히 선수들은 코트 안에서 힘이 빠지게 마련이다. 또 풀세트 접전에서 패한 경우 후유증은 있다. 어쨌든 이겨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은 점은 괜찮았다"고 말했다.
풀세트 접전 승리 원동력은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5세트에서 나온 블로킹이다. 삼성화재는 이날 가로막기 숫자에서 우리카드보다 하나 적은 10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순간 블로킹이 효과를 봤다.
삼성화재가 4-2로 앞선 상황에서 미들 블로커(센터) 손태훈이 우리카드 황경민이 시도한 오픈 공격을 가로막았다. 해당 세트 초반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가로막기가 됐다.
우리카드가 7-10으로 따라붙는 가운데 다시 한 번 상대 공격 흐름을 끊는 블로킹이 나왔다. 송희채가 상대 주포 아가메즈(콜롬비아)의 오픈 공격을 가로막았다.
한편 박철우는 최근 계속되는 5세트 승부에 대해 "체력적으로 크게 힘든 점은 아직 없다"고 했다. 그는 "현대캐피탈에서 뛰었던 2009-10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화재와 7차전까지(당시에는 챔피언결정전이 7전 4승제로 치러졌다) 갔는데 5번을 연달아 풀세트 경기를 치렀다"며 "그때가 지금보다 몇배는 더 힘이 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올 시즌 초반 장기전 승부를 자주하고 있는데 V리그 개막을 앞두고 열린 컵대회가 도움이 된 것 같다"며 "당시 결승까지 올라가 일주일에 5경기를 치렀는데 돌이켜보면 이런 부분이 체력 보강에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웃었다.
타이스도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고 있기 때문에 체력에는 큰 문제가 없다"며 "다시 경기에 나가 뛸 준비가 돼있다"고 맞장구쳤다.
우리카드전 승리로 4연승 신바람을 낸 삼성화재는 7승 4패(승점17)가 됐다. 4위 제자리를 지켰지만 3위 OK저축은행(6승 4패, 승점18)을 따라붙었다. 3연승 길목에서 다 잡았던 경기를 놓친 우리카드는 4승 6패(승점14)로 5위에 머물렀다. 또한 5할 승률 복귀 기회도 다음으로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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