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아! 부리람 (관계자)을 보고 말았어요."
22일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아시아 축구연맹(AFC) 하우스, 이날은 2019 AFC 챔피언스리그(ACL) 조추첨이 열렸다. 예년에는 시즌 결과가 정리된 12월 초에 열렸지만, 다수의 AFC 직원이 25일부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아부다비 등으로 떠난다. UAE의 아시안컵 준비 상황을 살피기 위해서다.
UAE는 생각보다 일 처리가 늦어 AFC 직원들이 독촉하고 있다. 경기장 관리부터 선수단 숙소, 훈련장 점검 등 많은 일거리가 있다. 1월에는 휴식기를 맞이하는 유럽 주요 클럽팀들이 훈련하기 때문에 더 복잡한 상황이다.
이런 배경에서 ACL 조추첨이 상당히 빨리 열렸다. 그런데 중동 중심의 서아시아는 진출팀이 정해져 준비가 편하다. 이 과정에서 남태희가 속한 알두하일(카타르), 에스테그랄(이란),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 알 아인(UAE) 등 중동에서 가장 수준이 높은 팀이 죽음의 조에 묶이는 상황이 발생했다.
반면, 동아시아는 달랐다. 리그 우승팀의 위치만 결정됐지 누가 어느 조에 들어갈 것인지 오리무중이다.
특히 K리그1은 혼란 그 자체다.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한 전북 현대만 G조에서 일왕배 우승팀(일본), FA컵 우승팀(중국, 산둥 루넝-베이징 궈안 승자)을 기다린다. 올해 16강에서 만나 고전했던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 재회가 껄끄러울 뿐이다.
추첨식 직전 전북 한 관계자는 "부리람을 보고 말았다. 부리람과 만나는 것은 피해야 하는데…"라며 입맛을 다셨다. 부리람과는 올해 16강 1차전 원정에서 2-3으로 패하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고온다습한 기후에 애를 먹었다.
골을 넣으며 승리를 이끈 에드가(대구FC)가 K리그로 오는 계기가 된 경기였다. 홈에서 2-0으로 승리하며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으로 8강에 진출했지만, 부리람까지 이동 자체가 고역이라는 점에서 피하고 싶었다. 방콕에서 육로로만 5시간 반이 걸린다. 국내선을 환승하는 과정도 공항 간 이동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더 그랬다.
하지만, 부리람을 피하지 못했다. 전북 관계자는 "그냥 인연인가 봐요"라며 웃었다. 일왕배 4강에 올라 있는 가시마 앤틀러스가 우승을 차지하면 권순태가 친정 전북을 상대하는 그림도 가능하다.
2위 경남FC와 3위 울산 현대는 마지막까지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남(61점), 울산(60점)의 승점 차는 1점에 불과하다. 재미있는 것은 FA컵 결승에 올라가 있는 울산이 우승하고 K리그1 2위까지 할 경우다. 이런 상황이 만들어지면 울산이 F조 경남이 E조에 간다.
E조는 조호루 다룰 타짐(말레이시아)을 비롯해 플레이오프를 거쳐 오는 팀들이 승선한다. 일본 J리그 3위, 중국 슈퍼리그 3위의 진출이 유력하지만, 단판 PO 특성상 다른 그림이 그려질 가능성도 있다. 경남 관계자는 "E조면 정말 좋다"며 내심 울산의 FA컵 우승을 기대했다. 말레이시아 원정을 오지만 충분히 싸울 상대라는 뜻이다.
울산은 표정 관리 중이다. FA컵을 우승하면 F조에 무조건 고정이다. 강호로 군림하고 있는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 격돌한다. 게다가 K리그 팀들이 가장 꺼리는 장거리 원정인 멜버른 빅토리(호주)가 기다린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일본 J리그 2위가 올라올 가능성이 있다.
FA컵 우승을 놓치고 경남에 밀려 리그 3위를 한다면 힘든 시나리오가 기다리고 있다. 플레이오프에서 페락(말레이시아)-키치SC(홍콩) 승자와 만나 이기고 H조에 묶인다. H조에 장거리 원정인 시드니FC(호주)에 중국, 일본 리그 우승팀 상하이 상강과 가와사키 프론탈레가 있다. 우승한다고 좋아하기 어려운 기묘한 운명이다.
이 죽음의 조에 현재 리그 4위 포항 스틸러스(53점), 5위 수원 삼성(50점), 6위 제주 유나이티드(48점)는 어떻게든 들어가기를 바라고 있다. 울산이 대구를 꺾고 FA컵 우승을 해야 기회가 온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AFC 한 관계자는 "울산이 정말 재미난 운명인 것 같다. 선택지가 복잡해진 울산이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