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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앵란·최불암·안성기…故신성일 마지막 길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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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안성기, 공동장례위원장 맡아

[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한국영화계 스타였던 故신성일의 사망을 영화인들이 함께 추모했다.

4일 새벽 故신성일은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폐암으로 타계했다. 향년 81세. 지난 2017년 폐암 3기 선고를 받은 뒤 투병 중이라는 사실을 밝혔던 고인은 전남 지역에서 항암 치료를 받아왔다.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마련된 빈소에 고인과 생전 가까웠던 영화계 동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고인의 아내 엄앵란은 생전 고인과 오랜 기간 별거를 했지만 종종 방송에 함께 출연하기도 하며 부부의 연을 이어왔다. 그는 빈소에서 취재진에게 "신성일은 까무러쳐서 넘어가는 순간에도 영화만 생각했고, 죽어가면서도 영화 이야기를 했다"며 "이렇게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좋은 작품들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신성일은 가정남자가 아닌 사회남자였다"며 "일에 미쳐서 집안은 내게 맡겼다. 그래서 역할들을 소화할 수 있었다. 사회적이었고 일밖에 모르는 남자였다"고 알렸다. 이어 "늘그막에 함께 재밌게 살려고 했는데 내 팔자가 이렇다"며 "존경할만해서 55년 간 함께 살았다"고 덧붙였다.

아내인 자신에게 남긴 마지막 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엄앵란은 "딸이 '아버지, 어머니께 마지막으로 전할 말 없느냐'고 물었더니 '참 수고했고 고맙다고, 미안하다고 해라'고 했다더라"고 전했다.

엄앵란은 故신성일을 향해 "저승에서는 못살게 구는 여자 만나지 말고 순두부 같은 사람을 만나 구름을 타고 재밌게 놀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빈소를 찾은 최불암은 "아쉽다. 그 분이 만든 영화 역사가 지나고, 후배들이 어떤 것을 배워야 하나에 대한 생각을 한다"며 "조금 더 건강했다면 좋았을 텐데. 고인이 남긴 업적이 길이 오랫동안 빛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생전 고인의 모습을 떠올리며 "로맨틱한 존재였다"며 "멜로 연기를 계속 해서 우리 같은 배우들과 달랐고, 자기 관리도 잘 했기 때문에 아팠을 때 후배들이 놀라기도 했다"고 답했다.

생전 고인과 가까웠던 가수 황혜영은 "고인을 큰아빠라고 부를 정도로 가깝게 지냈다"며 "우리집 경조사도 챙기고 내 결혼식도 와주셨던 분"이라며 말했다. 이어 "며칠 전까지도 호전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안타깝다"며 "후배된 입장에서 우러러봐야 할 분이었다. 많이 안타깝다. 영화계 큰 별이 지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은 지상학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회장은 "신성일은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지난 9월 병문안을 갔을 때는 병세가 그리 심각하지 않아 의욕을 가지고 영화 제작을 준비 중이셨는데 갑자기 이렇게 돼 유감"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은 "내년이 한국영화 100년이 되는 해인데 그 중요한 자리에 신성일이 없다는 건 상상할 수 없다"며 "100주년을 맞아 영화인들이 뜻을 모아 신성일이 얼마나 영화계에서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을 했는지 알릴 행사를 고민하려 한다"고 밝혔다.

고인의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진행된다. 유족과 한국영화배우협회와 한국영화인총연합회 등 영화관계자들이 논의 끝에 장례 형식을 결정했다. 배우 안성기와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지상학 회장이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았다.

아내 엄앵란과 장남 석현·장녀 경아·차녀 수화씨가 유족이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 발인은 6일 오전이다. 장지는 경북 영천이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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