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홍진영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은 '밝음'과 '긍정'으로 귀결된다. 흥 넘치는 트로트 요정, 애교와 사랑스러움이 매력적인 호감 스타, 그리고 최근에는 뷰티 여신까지 추가했다.
트로트 가수지만, 걸그룹 멤버만큼이나 발랄하고 통통 튄다. 트로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희로애락 감정에서 벗어나, 공식을 깬 음악들을 만들었다. 직접 프로듀서로 나서 다양한 가수들과 콜라보도 했고, 젊은 세대들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틀에 얽매이지 않고 기분 좋은 파격에 도전한 홍진영, 여기에 다양한 영역까지 섭렵하며 트로트 가수의 새로운 롤모델이 됐다.
조이뉴스24가 창간 14주년을 맞아 가수 홍진영을 만났다. 인터뷰가 진행된 날도 전라도 광주 행사 스케줄이 잡혀있던 홍진영은 "10월이 한창 (행사)철이다. 하루에 평균 두 군데 이상을 다닌다. 불러주는 것에 대한 고마운 마음으로, 열심히 한다"고 웃었다. 그야말로 살인적인 스케줄이건만, 얼굴에는 피곤함을 찾을 수 없다.
홍진영은 "지치지 않는다. 영원한 건 없다고 늘 생각한다. 바쁜 것도 때가 있다. 열정이 많아서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도 일을 많이 하면 피곤하고 지치는데, 무대만 올라가면 그게 사라지면서 즐겁게 하고 내려오게 된다. 즐기는 자는 따라올 수 없다고 하지 않냐. 즐기면서 살고 싶다"며 "엔조이 마이 라이프(Enjoy My Life)"를 외쳤다. 옆에 있는 사람들까지 웃게 만드는 힘, 그게 홍진영의 진짜 매력이다.
◆"트로트 10년"…홍진영이라 가능했던 '재미난' 도전들
트로트 가수 홍진영의 첫 시작은 2009년 발표한 '사랑의 배터리'였다. 그리고 10년이 흘렀다. 신세대 트로트 가수로 불렸던 홍진영은 이젠 트로트계 독보적 스타가 됐고 대체불가 아이콘이 됐다. '사랑의 배터리'는 지금도 여전히 사랑 받고 있고, 유치원생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던 '엄지척', 올 초 발표한 복고 매력의 '잘가라' 등이 사랑 받았다. 올해 방영한 '히든싱어6'에서 유일하게 트로트 가수로 출연할 만큼, 대중적인 인기도 누리고 있다.
방송에서 언급하기도 했지만, 홍진영이 처음부터 트로트 가수의 꿈을 꾼 건 아니었다. 대학로의 한 극단에서 연극배우로 처음 활동을 시작했고 이후 가요기획사 연습생으로 들어가 데뷔 기회를 노렸으나 수차례 무산됐다. 2007년 그룹 '스완'으로 데뷔했으나 몇 달 만에 활동을 접으며 시련을 겪기도 했다.
2009년 '사랑의 배터리'를 만나, 내년이면 벌써 데뷔 10주년이다. 홍진영은 "저는 항상 멀었다고 생각한다. 점점 배워가는 중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트로트 가수의 영역이 확장된 것에 대한 뿌듯함은 있다. 홍진영은 "저는 트로트를 하면서 '왜 트로트 가수들은 (영역이) 한정돼 있을까'였다. 제가 활동을 열심히 해서 넓혀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광고도 찍고 매거진도 찍을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었다. 그런(한정된) 느낌을 바꾸고 싶었다"고 돌이켰다.
그 영역 안에는, '재미난' 도전들도 있었다. 지난해에는 김영철과 '따르릉'을, 올해는 강호동과 '복을 발로 차버렸어'로 콜라보를 진행했다. 홍진영이 직접 작사, 작곡한 곡들로, 젊은 세대들에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홍진영 특유의 유쾌하고 발랄한 색깔이 가미된 곡들이다.
"제 인생 목표가 '엔조이 마이 라이프'에요. 제가 발표하는 메인 트로트가 1년에 한 번 정도라, 다른 방식으로 재미있고 즐겁게 하고 싶었어요. 어른들에 한정되지 않고 폭넓게 하고 있어요. 희로애락이 담긴 트로트고 있지만 저는 제 노래를 듣고 즐거워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거든요. 야구장에도 많이 나오고, 정말 즐거워요."
어릴 적 꿈꾸던 것들이 하나, 둘 이뤄지면서 홍진영의 새로운 꿈들이 확장되고 있다. 프로듀서로서 또다른 계획들도 많다며 신나서 들려준다.
홍진영은 "부산에서 서울 올라오는 길에 가장 작곡이 잘된다. 저번주에 부산 갔을 때 다섯곡을 썼다. 발라드부터 EDM 트로트까지 다양한 곡이 있다. 손을 좀 봐야할 것 같다"고 웃었다.
홍진영은 '홍진영 동생 찾습니다'라는 주제로, 일명 '홍디션'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꽤 오래 전부터 준비했던 아이템으로, 일종의 오디션이다. 프로듀서 홍진영의 의미있는 발걸음이기도 하다.
"직접 가수들을 키우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장윤정, 박현빈 선배님이 젊은 트로트 대표주자로 나와서 후배들이 편하게 활동을 할 수 있었으면, 저 역시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고 싶었어요. 트로트는 오디션도 많이 없고, 기회가 많이 없는데, 간절한 친구들은 많아요. 이 친구들에게 기회를 열어주고 싶어요. 제가 직접 이 친구들을 가르치면 좀 더 많은 것을 배워갈 수 있지 않을까. 더 젊게, 영한 느낌이 들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 열정이 남아있을 때, 불씨가 있을 때 빨리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에요."
홍진영은 "트로트를 하고 싶었던 후배들에게 꽃길을 걷게 해주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행복한 '척' 아니라, 정말 행복해요"
인터뷰 내내 홍진영은 에너지 넘쳤고 밝았다. 팬들에게 일일이 사인도 해주고, 웃으며 사진도 찍어줬다. 짧은 대화 끝에는 "행복하세요"는 말도 잊지 않았다. 홍진영의 애교와 넘치는 에너지, 짧게라도 그녀를 마주한 사람들은 TV 속에서 보아오던 이미지가 가식이 아님을 알 터. 홍진영이 인터뷰 내내 가장 많이 한 말도 '행복'과 '엔조이 마이 라이프'였다.
"사실 그런 말을 들을 때도 있어요. '밝아보여서 싫다' '혼자 즐거운 것 같아서 싫다' '나는 힘든데 쟤는 왜 행복해보이냐'고 해요. 그런데 마음먹기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직장인들이 '지금 일요일이야. 내일 출근하기 너무 싫어'라고 하잖아요. 저는 매일이 월요일이에요. 2,3주 계속 일하지만 하루 쉬는 날이 있으면 그 날을 보며 달려가요. '이날은 쉬니까 열심히 일해야지' 해요. 어떤 날은 오후 1,2시 일정인 것도 너무 행복해요. 짜증난다고 하면 정말 인생이 힘들거든요. 사소한 것에 행복함을 느끼면서 살면 자기 삶이 즐거워져요. 내 삶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주변 환경이 아니라 자신에게 따라 달려있어요. 저는 많은 분들이 행복하게 살면 좋겠어요.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일이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홍진영은 '행복한 척'이 아니라, 정말 행복하다고 했다. 물론 바쁜 나날들에 지치거나, 스트레스 받는 일도 있다. 그럴 땐 마인드컨트롤을 하며 마음을 다잡는 연습을 해왔다.
홍진영은 "지치거나 할 때는 정말 힘들었을 때를 생각한다. '그 때에 비하면 이건 힘든 것도 아니야. 행복한 거야'라고 생각하면 정말 행복해진다. 지금 불행을 계속 생각하면 더 힘들어진다"라고 했다. 어느새 홍진영의 '행복론'에 빠져든 기자에게 "홍진영과 마음을 합한 '홍음'이라는 합성어를 만들었다. 언젠가 책을 쓰려고 한다"고 또 하나의 계획을 들려줬다.
'나노 단위'로 시간을 쪼개 바쁘게 지낸다는 홍진영은, 다양한 꿈을 품고 산다. 트로트 신인 제작,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제작한 뷰티 브랜드 사업 등등 해야할 일들이 차고 넘친다. 최종 꿈이 매니지먼트 사업이라는 홍진영은 "후배들을 계속 키워나가고 싶다. 남자 솔로, 여자 솔로, 그룹까지 다 생각하고 있다. 첫 주자는 무조건 트로트고, 나머지도 뽕끼는 있을 것 같다"며 "트로트계의 SM을 만들고 싶다"고 웃었다.
꿈이 꿈으로 그치지 않도록,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다. 그래서 홍진영의 전성기는, 감히 오늘이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항상 제 전성기는 아이엔지(ing), 현재진행형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처음과 똑같은 마음이에요. 신인 때도 어떤 가수가 되고 싶냐고 물었을 때 친근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어요. 엄마 친구딸. 동네 누나, 옆집 언니 같은 그런 가수가 되고 싶다고. 그런 말을 했는데 점점 그렇게 되고 있어요. 제가 바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이루게 됐어요. 이제는 누가 '어떤 연예인이 되고 싶냐'고 물으면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해요. 저는 다른 사람과 다를 바 없는, 텔레비전에 나와서 노래를 부르는 것 말고는 다른 사람들과 사는게 다 똑같아요. 그냥 모든 사람들에게 밝은 기운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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