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X유아인 '국가부도의 날', 흥행 기운 폴폴(종합)

[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21년 전, 누군가에겐 치욕이었고 또 누군가에겐 고난, 다른 누구에겐 기회였을 그 때가 스크린에 재현된다. 1997년 IMF 사태를 소재로 삼은 영화 '국가부도의 날'이다. 연기력과 스타성을 고루 갖춘 배우 김혜수와 유아인, '대세' 배우로 떠오른 조우진, 10여년 만에 영화 주연으로 돌아온 허준호, 프랑스 명배우 뱅상 카셀까지 화려하고 또 화려한 캐스팅도 기대감을 높인다. 초겨울 극장가의 승자로 점쳐지고 있는 '국가부도의 날'이 첫 공식 행사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24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영화 '국가부도의 날'(감독 최국희, 제작 영화사집)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최국희 감독과 배우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이 참석했다.

영화는 국가 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배우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의 조합은 물론 세계적인 배우 뱅상 카셀의 첫 한국 영화 출연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혜수는 '국가부도의 날'에서 전문성과 확고한 신념을 지닌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으로 분한다. 유아인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과감히 사표를 던지는 금융맨 윤정학 역을, 허준호는 회사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가장 갑수 역을 연기한다. 조우진은 혼란을 막기 위해 위기를 덮어두려는 재정국 차관 역을, 뱅상 카셀은 IMF 총재로 분해 한국영화로는 첫 관객을 만난다.

김혜수는 공개된 제작기 영상을 보며 "오랜만에 영상 보니 가슴이 뛴다"며 "현장에서 늘 그랬던 것 같다 .실제 우리가 촬영해야 하는 장면도 매번 내 의견을 관철시켜야 하고, 부딪히고, 어떻게 해서든 지켜내고, 더 큰 위기를 막고, 최악의 사태를 피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어찌보면 현대사에서 가장 가슴 아프고 많은 분들이 고통 받았던, 그렇게 기억하는 시기기도하다"고 영화의 소재와 배경을 설명한 뒤 "많은 기업과 개인의 비극으로 이어진 시기였다. 실제 우리가 겪은 시대를 연기하는 것이었는데 생생히 표현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에게 치욕스러울 수 있는 기억이지만 다시는 이런 위기를 그런 식으로 절대 흘러보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고 연기했다"고 돌이켰다.

김혜수와 많은 장면을 함께 연기한 조우진은 "불꽃을 봤다"며 자신의 연기를 극찬한 김혜수의 말에 몸둘 바를 몰라하며 "김혜수에게 받은 에너지가 넘쳐 흘러서 늘 흥분된 상태로 현장에 왔다"고 화답했다. 이어 "매일 아침 촬영장에 가는 길이 행복하고 즐거웠다"며 "건강한 긴장 상태로 유지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또한 "같이 연기할 때 느낌을 어떻게 비유할지 고민했는데 아주 신나게 테니스를 치는 느낌이었다. 땀이 흠뻑 말만큼 정말 힘든데도 마음 한복판에 늘 계속 신이 나는 마음이 있는 그런 경험이었다"며 "지금껏 경험 못해본 새로운 마음이었다. 나 또한 그런 마음 얻게 해준 '갓혜수' 선배에 감사하다"고 웃으며 화답했다.

'버닝'에 이어 '국가부도의 날'까지 부지런한 영화 활약을 이어 온 유아인은 출연을 결정한 과정을 묻자 "참 뻔한 이야기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정말 재밌게 읽었다"고 답했다. 이어 "내가 그렇게 글을 잘 읽는 편이 아닌데 이번 시나리오의 경우 영상에도 잠깐 나왔지만 재밌게 몰입했다. 화를 냈다가 정신이 번쩍 들기도 했다가, 이 이야기의 맥락이 주는 재미에 흠뻑 빠졌다"고 답했다.

금융맨 역을 처음 맡은 것에 대해 그는 "연습을 많이 했다. 배우로서 가져야 하는 성실함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내 자신을 채찍질하고 부끄러움 느껴야 했던, 그런 과정을 가져갈 수 있었던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은 느낌과 직관에 의지하고 그런 접근을 통해 느낌으로 인물을 보여드리려 노력했다면 이번에는 이야기의 중대함, 인물이 표현할 보편적 정서, 욕망이든 기회주의적 면모이든 돈의 세계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며 인물을 통해 공감대를 이루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몸을 던져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10여년 만에 영화의 주요 배역으로 관객을 만나게 된 허준호는 오랜만에 참석한 영화 공식 행사에 감격스러운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당대 서민들의 삶을 대변할 갑수 역을 준비하며 느낀 점들을 고백했다. 허준호는 "어려웠다 그분들의 생활을 잘 몰랐었다"면서도 "간접적으로 개인적으로 그런 깜깜한 감정을 겪은 적이 있었다"며 연기에 도움이 됐던 자신의 경험을 언급했다.

또한 그는 "'아픈 과거를 숨기는 것보다, 같이 공유하면서 그것을 발판삼는 게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나이들며 개인적으로 하고 있다"며 "그런 덕에 (우리도) 아픔을 이겨내고 이 시간까지 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답했다.

극 중 IMF 총재 역을 맡은 뱅상 카셀은 세계적 명성을 지닌 프랑스 출신의 배우. 그는 이날 공개된 제작기 영상 속 인터뷰를 통해 "대본을 읽고 어떻게 연기할지 고민이 됐다"고 말했다. 함께 연기 호흡을 나눈 김혜수에 대해선 "카메라 앞 김혜수의 연기는 늘 놀라웠다"며 같이 작업하게 돼 영광이었다"고 답했다. 극 중 전문성과 확고한 신념을 지닌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으로 분한 김혜수는 "뱅상 카셀이라는 배우가 가진 고유한 강렬함이 특별한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뱅상 카셀은 '국가부도의 날'에 출연을 결정하게 된 이유를 알리며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며 "이번 영화로 당시 한국의 상황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돌이켰다. 이어 "이번 영화는 그 당시 한국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보여주는 영화"라고 예고했다.

최국희 감독은 "뱅상 카셀의 팬이었 초기작들을 좋아했다"며 "같이 작업하는 경험이 새로웠다"고 답했다. 이어 "재밌었다. 추운 겨울에 한국에 왔는데 열정적으로 프로페셔널하게 작업했던 기억이 난다. 다시 한번 뱅상 카셀과 좋은 작업을 할수 있어 감사하다"고 답했다.

'국가부도의 날'은 오는 11월28일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