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킬러의 보디가드'를 연출한 패트릭 휴즈 감독이 흥미로운 작업기를 풀어놨다.
10일 부산 해운대 영상산업센터에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플랫폼부산 '미트 더 필름메이커(Meet the film maker)-패트릭 휴즈' 행사가 진행됐다.
영화 '킬러의 보디가드' '익스펜더블3' 등을 연출한 패트릭 휴즈는 이날 '킬러의 보디가드' 속 액션 장면들이 탄생한 과정, 인물의 과거를 플래시백으로 설명하며 염두에 뒀던 지점 등을 설명해 청중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킬러의 보디가드'는 지난 2017년 한국에서 개봉해 172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작품. 라이언 레이놀즈와 사무엘 L. 잭슨이 주연을 맡은 코믹 액션물이다.
이날 감독은 한 편의 완성도 높은 오락 영화를 완성해낸 과정들을 부문별로 상세히 설명했다. 특히 스크립트를 발전시키고, 콘티와 동선을 완벽히 계획하고, 가장 적합한 로케이션지를 찾는 과정까지, 프리 프로덕션 과정에서 이뤄지는 중요한 작업들을 짚었다.
감독은 설명에 해당하는 자신의 영화 영상 클립을 상영하며 육성으로 이를 큐레이션하는 방식으로 강연을 이어갔다. 스크립트를 공개하고 장면의 핵심을 설명한 뒤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가장 중점적으로 여겨야 할 지점들을 추려냈다. 편집 과정의 클립 뿐 아니라 동선 계획에 쓰인 휴대폰 영상 등 실제 사용된 다채로운 자료로 설명해 시선을 모았다.
액션물인 '킬러의 보디가드'의 경우 박진감 넘치는 싸움과 추격 장면의 연출이 감독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지점이었다. 그는 스턴트 연기자와 배우의 액션 장면을 모두 한 배우가 연기한 장면들인 것처럼 완성할 수 있었던 과정을 흥미롭게 설명했다. 계획된 동선 아래 감쪽같은 액션 시퀀스를 완성해 낸 배경을 알렸다.
이날 장면에 숨겨진 비밀들을 세세히 설명한 감독은 "여러분은 영화의 마법이 다 해체되는 경험을 했을 것"이라며 "여러분이 진짜 배우들이라 생각했던 장면들은 다 대역이었다. 모든 프로젝트가 그렇지만 하나의 신을 하나의 페이지로 담아낼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극 중 라이언 레이놀즈가 식당의 주방에서 펼치는 거친 액션 장면을 상영한 뒤 그는 대역 배우와 라이언 레이놀즈가 연기한 지점들을 하나씩 구분해 밝히고는 "라이언 레이놀즈의 딸이 영화 속 대역 장면을 볼 때마다 '아빠다'라고 말했다"며 "멋있어 보이는 장면이지만 사실은 아빠가 아니었던 셈"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대역 배우와 라이언 레이놀즈가 함께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만들어낸 과정을 설명하며 감독은 "프리 프로덕션을 통해 시나리오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하고 새로운 해석을 하는 일이 가능하다"며 "(극 중 장면에서) 라이언 레이놀즈가 상대의 목을 졸라야 하는데 힘이 부족해 조를 수 없지 않나. 그런데 아래 총이 있고, 그걸 다른 사람에게 달라고 하는 방식으로 장면이 완성됐다"고 알렸다.
또한 패트릭 휴즈 감독은 영화 속 사무엘 L.잭슨이 셀마 헤이엑과의 첫 만남을 떠올리던 장면을 플래시백으로 연출한 과정도 설명했다. 한 바에서 남성과 시비가 붙은 셀마 헤이엑이 그를 제압하는 모습을 보며 사무엘 L.잭슨이 첫눈에 반하게 되는 장면이다. 라이오넬 리치의 명곡 '헬로우(Hello)'가 삽입돼 코믹한 복고 시퀀스로 완성된 신이다.
감독은 "원래 스크립트에선 아주 작은 부분이었지만, 러브스토리가 좋았다. 아내를 바에서 만난 때를 회상하는 사무엘 잭슨의 이야기를 플래시백으로 연출했다"고 말했다.
한 신의 관점을 파악하는 일을 아주 중요하게 여긴다고 밝힌 패트릭 휴즈 감독은 "이 장면에선 사무엘 잭슨이 자신의 관점을 보여준다"며 "말도 안 되는 스턴트 샷이지만 이 컷을 전반적 방향으로 이끌어가면서 아주 짧은 플래시백을 하나의 러브스토리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나는 음악에 거의 집착을 하는 수준인데, 이 장면엔 1980년대 사랑 노래를 삽입하고 전체를 슬로우모션으로 찍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한편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3일까지 부산시 일대에서 열린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