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형태 기자] 결국 '안방 무적'의 이점을 살리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관심을 모은 류현진(31, LA 다저스)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등판 순서는 3차전으로 결정되는 분위기다.
아직 다저스 구단의 공식 발표는 없지만 LA타임스를 비롯해 MLB.com 등 다저스를 밀착취재하는 현지 매체들은 오는 13일(이하 한국시간) 시작하는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NLCS 1∼3차전 선발 등판 순서를 클레이튼 커쇼-워커 뷸러-류현진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전망 대로라면 류현진은 밀러파크 원정으로 치러지는 첫 두 경기를 건너뛰고 16일 3차전이 열리는 홈구장 다저스타디움 마운드에 서게 된다.
등판 순서보다 등판 장소에 의미가 있다. 류현진은 올 시즌 다저스타디움에서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선보였다. 원정 6경기(27.2이닝)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한 것과 달리 그는 홈 9경기(54.2이닝) 동안 5승2패 평균자책점 1.15로 극강에 가까운 모습을 선보였다.
삼진을 60개 잡았고 볼넷은 단 7개(고의사구 1개)에 불과했다. 피안타도 43개로 억제했다. 투수의 능력을 가장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0.89에 불과했다. 이닝당 채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았다는 의미로 올 시즌 다저스타디움 마운드에서 류현진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지난 8월 22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4이닝 4피안타 3실점한 것을 제외하면 매번 선발 투수의 임무를 훌륭히 소화했다. 지난달 6일 뉴욕 메츠전에선 6이닝 10피안타 5실점에 그쳤지만 수비실책의 영향 탓에 자책점은 1에 불과했다.
올 시즌 7이닝 2실점 이하 3차례, 6이닝 1자책 이하 투구를 4번 안방에서 경험했다. 특히 9월 홈에서 등판한 3경기에서 합계 19이닝 18피안타 5실점(1자책)으로 짠물피칭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9월에만 2승1패 평균자책점 0.47의 성적을 안방에서 기록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이 점을 눈여겨 본 것으로 보인다. 디비전시리즈와 달리 류현진을 커쇼와 묶어 첫 두 경기에 내보내는 대신 자신의 능력을 가장 잘 발휘해온 다저스타디움에서 던질 경우 최대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류현진은 지난 5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안방 무적'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7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솎아내며 4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류현진의 호투를 바탕으로 6-0으로 첫 경기를 잡은 다저스는 시리즈를 4차전에서 끝내며 NLCS에 진출했다.
이번에는 등판 순번이 다소 뒤로 밀리는 분위기이지만 본인이 가장 편안하게 던질 수 있는 다저스타디움 마운드에 선다는 점에선 플러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디비전시리즈에서 2선발로 밀린 에이스 커쇼의 자존심과 류현진의 장점을 동시에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다저스의 NLCS 로테이션 순번은 이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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