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박성광이 10년 만에 팬미팅을 열었다. 데뷔 11년차, 생애 두 번째 팬미팅이었다. "10년 전 14명에서 12명이 됐다"고 멋쩍게 웃었지만, 사실 박성광을 향한 방송가의 '체감 인기'는 다르다. 고정 프로그램이 늘었고, 방송 섭외도 빗발친다. 바야흐로 제2의 전성기, 박성광은 매일매일 "해피~ 스마일"이다.
박성광은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시점'에 출연 중이다. 병아리 매니저 임송과 훈훈한 관계와 진솔한 매력으로 '츤데레남'이자 '친오빠'의 이미지로 호감을 사고 있다. '개그콘서트'에서 버럭 화를 내고 고함 치는 모습이, '밤도깨비'에서 허당미로 구박 받던 모습이 익숙했던 박성광의 새로운 매력에 시청자들은 빠져들고 있다.
박성광에게 '바빠진 날들'에 대한 인사를 건네자 "올 초에 스케줄이 하나 있었는데 지금은 다섯개다. 다섯배 바빠졌다"고 웃으며 "남들이 바빠서 좋겠다고 하는데 마인드컨트롤을 하고 있다. 언제까지 바쁘겠냐. 지금을 즐기려고 한다. 행복하다"고 했다.
'전지적 참견시점'은 박성광의 첫 관찰 예능프로그램이다. 지난 10년 '개그콘서트'를 하며 '약속된' 무대에 익숙했던 박성광에게, 카메라로 일상의 모습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것은 부담이 있었을 터.
그는 "아무 것도 안 해도 되는 관찰 예능은 처음이다. 초반에 불안했다. 어색하고 헛소리를 하게 되더라. 평소대로 하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지금은 편안하게 한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임송 매니저에 대한 이야기도 꺼내들었다. 박성광은 "처음에 '전참시' 제작진과 이야기를 할 때만 해도 괜찮을까 싶었다. 송이가 저하고는 말을 거의 안하고, 숫기도 없었다. 그런데 제작진과 이야기 할 때는 불편한 점들도 솔직하게 이야기 하고, 말을 잘했던 것 같다. 사회 초년생의 모습이 신선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라며 "예상 못한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어색했던 초반 모습과 달리 친남매 이상의 케미를 보이고 있다. 박성광은 "지금은 방송이 걱정될 정도로 너무 친해졌다. 여동생을 갖고 싶어서 엄마에게 엄청 졸라댔는데, 뒤늦게 이뤄졌다. 송이가 진짜 여동생 같은 느낌이다"면서도 "송이가 애교가 너무 늘었다. 애교를 조금만 줄여줬으면 한다"라며 장난을 쳤다.
또 "불편한 점도 있다. 매니저가 셀럽이다. 송이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게 '이것만 찍고 들어갈게요' 장난스럽게 이야기를 한다. 행사장을 가도 원 플러스 원(1+1) 느낌이 있다. 제가 가는데 더 큰 상품이 따라오는 느낌,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것 같다. 송이 덕을 보고 있다"고 웃지 못할 상황을 전하기도.
'전지적 참견시점'으로 달라진 변화 중 하나는 박성광을 향한 높은 호감도다. 박성광은 '배려의 아이콘'이자 인간미 넘치는 훈남(?) 이미지가 생겼다. 까칠하고 예민할 것 같았다는 기자의 솔직한 고백에 "아예 아니라고 말 못한다. 일할 때는 예민하다. 개그할 때 특히 예민했다. 무대에 올라갈 때 프로페셔널해야 한다는 마음이 강했다. 평소에는 허당이고, 호구다. '밤도깨비' 때부터 그런 편안한 모습이 나왔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긍정적인 변화도 생겼다.
"'전지적 참견시점'을 하고 난 뒤부터 오히려 더 편하게 다니는 것 같아요. 제가 먼저 다가가서 인사도 하고 말도 해요. 이전에는 자신감이 없었어요. 나를 모를 수도 있는데 '먼저 이사해도 되나' 싶은 마음이 있었거든요. 배려를 너무 심하게 했죠(웃음). 저도 성격이 조금 변했다는 느낌을 받아요."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박성광은 올해로 데뷔 11년차가 됐다. '박대박' 코너로 2008년 KBS연예대상 코미디 부문 신인상을 수상한지도 벌써 10년. '개그콘서트'를 꼬박 10년 동안 출석 도장을 찍었을 만큼 부지런히 달렸던 그였다. 큰 굴곡은 없었지만 그 안에서 나름의 슬럼프도 겪었고, 지난해 8월 '밤도깨비'로 본격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맞았다. 연예계 생활, 사고 없이 무탈했다는 말에 "제 유일한 자랑거리"라며 지난 시간을 돌이켰다.
"10년 동안은 내 자신에게 미안할 정도로 나를 안 돌아보고 앞만 보고 살았던 것 같아요. '개콘'을 10년 동안 한 주도 안 쉬고 했고, 잠시 쉬겠다고 하고 나왔어요. 무엇을 할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보자'고 했어요. 영화도 만들고 여행도 다녔어요. 지난 1년은 오직 저만을 위해 살았어요. 그래서 너무 행복했던 2017년이었고, 그러다보니 좋은 일이 생긴 것 같아요."
공개 코미디였던 '개그콘서트'에서 예능 무대로 오면서 진통도 겪었다. 박성광은 "개그는 피드백이 바로 오는데, 예능은 길게 봐야 한다. 처음엔 조바심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지금도 힘들지만, 초반에는 힘들었어요. '지금쯤 내가 뭘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도 들고. 고정인 것과 게스트의 차이는 많더라구요. 게스트였을 때는 저를 챙겨줬다면, 고정일 때는 제가 만들어가야 했어요. 힘드니까 자책도 많이 했어요. 예를 들어 갑자기 제게 삼행시를 시켰는데 터지지 않으면 '내가 왜 그렇게 했을까' 싶고, 집에서 혼자 삼행시 연습도 하고. 요즘엔 긴 호흡으로 가려는 습관을 가지려고 노력 중입니다."
최근 '전지적 참견시점'에서는 박성광이 10년 만에 팬미팅을 여는 모습이 방송을 탔다. 12명의 팬들이 모인, '작은' 팬미팅이었지만, 그에겐 '큰' 의미가 있었다.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할 힘을 얻었다.
"10년 동안 저를 바라봐준 것도 고맙고, 그 친구들에서 옛날의 제 모습도 봤어요. 저의 옛날 상황이 지나가면서 많이 되돌아보게 되고, 왜 열심히 해야 되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팬미팅을 1년마다 한 번씩 하고 싶은데 그런 상황이 될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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