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혹사 논란'에 휘말린 손흥민(26, 토트넘 홋스퍼)을 두고 파울루 벤투(48) 축구대표팀 감독이 칠레전에도 중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손흥민은 지난 7일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에 선발로 나서 후반 36분까지 뛰었다. 골은 없었지만, 주장 완장을 차고 나왔다. 벤투 감독 체제의 첫 경기였고 기성용(29, 뉴캐슬 유나이티드)으로부터 주장 완장을 물려받아 선수단을 지휘했다.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한편으로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조별예선 2차전 말레이시아전 교체 출전을 시작으로 6경기에 뛰며 금메달을 획득했던 손흥민이다. 몰상식한 일정으로 인해 상당히 피곤했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성탄절 후에 이어지는 '박싱데이'라 생각하고 뛰었다.
그러나 손흥민의 빡빡한 일정에 토트넘 팬들이 "혹사당한다"며 걱정하는 글들이 구단 게시판이나 팬 포럼 등에 올랐다. 영국 매체들도 손흥민의 혹사를 다루는 등 관심은 더 커졌다.
충분히 걱정 가능한 손흥민의 혹사 논란이다. 손흥민은 지난 5월 2017~2018 시즌 프리미어리그 레스터시티전이 끝난 뒤 귀국해 러시아월드컵을 준비했다. 지난 시즌 토트넘에서만 53경기를 뛴 손흥민이 일주일여 휴식 후 대표팀에 들어와 4번의 평가전과 스웨덴, 멕시코, 독일전을 모두 소화하며 2골을 넣었다.
여기까지는 월드컵에 출전했던 다른 스타들과 똑같다. 국내에서 20여일 남짓 휴가를 보낸 손흥민은 영국으로 돌아가 토트넘의 연습 경기에 나선 뒤 미국으로 이동해 프리시즌을 소화했다. AS로마(이탈리아), FC바르셀로나(스페인), AC밀란(이탈리아)전을 소화했다. 월드컵 4강 이상에 올랐던 해리 케인, 델레 알리 등 주전들이 빠진 상황에서 주전급이었던 손흥민이 어린 선수들을 이끌었다.
이후 스페인 지로나로 이동해 지로나와 프리시즌 최종전을 끝내고 영국 뉴캐슬로 돌아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2018~2019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을 치렀다.
숨 돌릴 틈도 없이 손흥민은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인도네시아 반둥으로 이동했다. 싱가포르까지 14시간 비행 후 갈아타 다시 두 시간여를 날아갔다. 이후 반둥에서 치카랑, 브카시, 보고르 등 도시를 이동하면서 숙소도 같이 옮기는 등 피로가 누적됐다. 15일 동안 6경기를 치렀고 두 번의 연장전도 겪었다.
금메달로 정신적인 부분이 해소됐다고는 하지만, 버티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손흥민은 아시안게임 기간 중 "국가를 대표해서 뛰는 것이라 힘들어도 버텨야 한다"며 정신적으로 견뎌내고 있음을 강조했다. 국가의 부름은 또 있었다. 귀국 후 곧바로 A대표팀에 합류했다. 지난 7일 코스타리카전을 뛰었다.
벤투 감독 입장에서는 손흥민 활용법을 찾고 있었기 때문에 무조건 기용이 필요했다. 손흥민과 대한축구협회, 토트넘 홋스퍼가 국제축구연맹(FIFA) 의무 출전 대회가 아닌 아시안게임 차출에 합의하면서 11월 A매치 2번과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예정된 아시안컵 조별리그 1, 2차전을 거르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손흥민을 활용 가능한 경기는 칠레전까지 3경기에 불과하다. 소속팀으로 복귀하면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까지 기다리고 있어 힘든 상황은 계속된다.
그래도 손흥민은 코스타리카전 직전 아시안게임 당시와 마찬가지로 "피곤하지만, 나라를 위해 뛰는 것은 영광이다. (몸 상태는) 괜찮다. 잠도 잘 자고 잘 쉬고 있다. 회복에 큰 문제는 없다"며 일관된 자세를 보였다.
벤투 감독도 팀 안에서 손흥민을 생각했다. 그는 손흥민 혹사론에 "모든 선수가 매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컨디션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스럽게 모든 선수가 칠레전을 치르는 데 문제가 없다. 훈련을 마치고 판단해 선발 명단을 정하겠다. 체력적인 요소가 선발 명단을 정하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시안게임에 다녀온 선수들이 힘든 일정을 보낸 것도 잘 알고 있다"며 어느 정도 시간 조절을 할 것을 시사했다.
손흥민을 대신할 자원도 많다. 이승우(알레스 베로나), 황희찬(함부르크SV), 남태희(알두하일), 이재성(홀슈타인 킬) 등이 유기적으로 뛸 수 있다. 벤투 감독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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