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격정적인 세리머니는 없었지만 그라운드 한 가운데로 모인 선수들의 표정은 밝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한국 야구대표팀이 금메달로 마지막을 장식했다. 선동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야구대표팀은 지난 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GBK 야구장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 일본과 맞대결에서 3-0으로 이겼다.
한국은 이로써 2010년 광저우와 2014년 인천에 이어 아시안게임 3회 연속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안게임 통산 우승 횟수도 5회로 늘렸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동열호'는 자카르타로 오기 전부터 시끄러웠다. 금메달 획득에 따른 병역 혜택과 선수 선발 논란 때문이다. 자카르타로 온 뒤에도 그랬다.
지난달 26일 열린 대만과 첫 경기에서 1-2로 패한 뒤 대표팀에 대한 쓴소리는 더해졌다. 그러나 '선동열호'는 이후 조별리그와 슈퍼라운드 그리고 결승전까지 내리 이겼다. 최상의 결과를 얻은 셈이다.
그 과정에서 선수들이 느낀 부담은 상당했다. 대만전과 결승전 일본과 경기에 선발 등판한 양현종은 "대회 전부터 주변에서 아시안게임 3연속 우승은 당연하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며 "금메달을 못땄을 경우 '이겨봐야 본전'이라는 부담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에 진 뒤 충격이 컸다"고 했다. 양현종은 아시안게임 참가 경험이 풍부하다. 이번까지 세 번째다. 그는 "지난 두 대회(2010년 광저우·2014년 인천)때는 나이도 어렸기 때문에 잘 몰랐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며 "후배들도 많고 선배들이 솔선수범하지 않으면 팀워크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후배들에게 다가가 말도 먼저 걸었고 대화도 많이 했다. 양현종은 "결과가 안좋았다면 여론이 더 안좋았을텐데 선·후배가 잘 뭉쳐서 좋게 마무리했다"며 "그라운드에서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 보여준 대회가 됐다"고 덧붙였다.
마운드에서 양현종이 금메달을 이끌어냈다면 타석에서는 박병호(넥센 히어로즈)가 같은 역할을 했다. 그는 "대만전을 안일하게 생각했다. 그 경기에 패한 뒤 남은 경기에 집중하고 정신차려야겠다는 생각으로 뛰었다"고 했다.
두 선수가 꼽은 분위기 반전 계기는 대만전에 이어 슈퍼라운드 첫 상대인 일본전 승리다. 양현종고 박병호 모두 "그 경기가 정말 중요하다고 봤다"며 "일본에 승리를 거둔 뒤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고 당시를 되돌아 봤다.
박병호는 대회가 시작되기 전 그리고 아시안게임 기간 내내 야구대표팀에 몰린 부정적인 시선과 논란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선수단이 그 부분에 대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최선을 다해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 뿐이었다"고 얘기했다.
그는 금메달을 따낸 발판 중 하나로 팬을 꼽았다. 박병호는 "자카르타 현지에서도 선수단에 응원도 많이 보냈다. 선수들도 더 힘을 냈고 '우리 할 일만 생각하자'고 마음먹고 열심히 뛰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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