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이제 출발점에 서 있습니다."
생애 첫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딸 여서정(16, 경기체고)을 바라보는 여홍철(47) 경희대 교수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웃음을 참는 기색이 역력했다.
여서정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여자 도마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기계체조 역사상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선수의 금메달은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무려 32년 만의 일이다.
아버지 여홍철은 1994년 히로시마, 1998년 방콕 대회에서 도마 금메달을 획득했다. 부전여전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이유다. 4년 전 인천 대회 '노 골드'의 아픔도 지웠다.
25일 자카르타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여서정은 여 교수와 나란히 단상에 올랐다. 이날만큼은 부녀지간이었다.
여서정은 "32년 만에 금메달이 나와 기쁘다. 선수단과 선생님들 모두가 응원해줘서 기쁘다. 앞으로 남은 대회에 열심히 훈련해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여 교수는 딸 여서정의 출전 경기를 해설했다. 그는 "부모로서 바라보는데 우여곡절이 많았다.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 끝나고 컨디션 난조로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다. 그제 경기 끝나고 기분 좋게 넘어갔지 싶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더 나은 선수로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제 출발점에 서 있다. 2020 도쿄 올림픽,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달려가야 한다. 해줄 수 있는 것은 부모로서 지켜보며 옆에서 돕는 것뿐이다. 기술은 코치진이 있으니 말하기 어렵다. 부모 입장에서는 집에 오면 쉴 곳을 찾아주려고 한다"며 애틋한 딸 사랑을 전했다.
여서정도 "아버지가 제 출전 경기를 해설했다고 들었는데 아직 보지 못했다. 그래도 아버지가 자카르타에 같이 있어서 조금 더 힘이 났다. 힘든 순간마다 옆에서 다독이고 위로도 해줬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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