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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함께 어우러지는 남과 북, 화합의 장 열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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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곳곳에서 응원 주고 받고 사진 촬영하는 모습 보여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환하게 웃어 보라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광경은 꽤 개방적인 북한 선수단의 자세다.

북한은 15개 종목 168명의 선수를 파견했다. 21일까지 금메달 4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따내며 선전하고 있다. 역도, 레슬링 등 북한이 꽤 좋은 실력을 보여주는 종목에서 일을 내고 있다.

노메달로 그치는 경우도 있지만, 4강권까지 올라오는 사례도 있다. 그만큼 북한이 스포츠를 통한 이미지 회복에 애를 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자농구와 조정, 카누 등에서 남북 단일팀이 구성되면서 의미 있는 성적도 내고 있다. 특히 여자농구에서는 박지수(라스베이거스 에이스)가 합류하지 않은 상황에서 로숙영이 강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조별예선 모든 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해냈다. 1990년대 한국 여자농구를 호령했던 정은순의 재림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여자 핸드볼은 4강 진출 가능성이 열려 있다. 한국과 첫 경기에서 패했지만, 인도와 카자흐스탄을 꺾으면서 희망이 살아났다. 중국을 이긴다면 자력 4강도 가능하다. B조에서 일본을 제외하면 북한과 견줘 실력이 낫다고 할 수 있는 팀이 없다는 점에서 더 희망적이다.

대한핸드볼협회 한 관계자는 "첫 경기가 끝나고 북한을 응원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오랜만에 핸드볼에 출전한 것이라 더 잘했으면 하는 것이 한민족의 마음 아닌가. 선수들도 선수촌에서 마주하면 도움을 주려고 애를 쓴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선수와 언론, 일반 관중이 뒤섞여 경기장을 출입하고 있는 경우가 잦다. 대회 운영이 여유롭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스타 선수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자연스럽게 북한 선수들도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태권도, 펜싱, 레슬링 등의 경기가 몰려 있는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 앞에서는 북한 선수단과 한국 선수단 및 임원들이 뒤섞여 기념 촬영을 하는 장면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응원 온 한국 팬들도 마찬가지다.

선수단의 경우 워낙 국제 대회에서 자주 보면서 친분이 쌓여 어색하지 않은 장면이라고 한다. 북한 선수들이 어색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사진 촬영에 응하면 "환하게 웃어 보라우" 또는 "남는 게 사진이니 즐겁게 찍어 봅시다"는 말이 나온다.

질문을 건네면 짧지만, 대답도 돌아온다. 상투적인 대답이 아닌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국내 취재진의 인터뷰도 적극 응하는 편이다.

인도네시아 자원봉사자들도 흔하게 볼 수 없는(?) 북한 선수들에게 다가가서 사인 또는 사진 촬영을 요청하기도 한다. 응원에도 손을 흔드는 등 반응이 늦지 않다.

여자농구 단일팀을 중심으로 여러 종목을 응원하러 다닌다는 응원단의 안윤정(37) 씨는 "북한 선수들은 심리적으로 멀게 느껴졌지만, 응원하면서 어색함이 많이 사라졌다. 자연스럽게 잘하라고 하게 된다. 다른 종목에 가서도 그렇게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선수단은 아직 더 노출 기회가 남아 있다. 탁구, 유도, 육상 등 볼 기회가 많다. 남북 체육 교류 및 화해 분위기에 맞춰 얼마나 더 개방적인 자세를 보여줄지에 관심이 쏠린다.

조이뉴스24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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