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아시안게임 남자 펜싱 사브르 개인전에서 3회 연속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표정은 밝지 않았다.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의 '간판 스타' 구본길(29)이 그랬다, 그는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후배 오상욱(22·대전대)과 맞대결했다.
양보 없는 승부였다. 경기 내내 선·후배는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관록과 경험이 젊은 패기를 제쳤다. 구본길은 15-14로 오상욱에 승리했다.
그러나 구본길은 결승전이 끝난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었다"며 "결과가 기쁘지만 마음은 좋지 않다"고 눈물을 흘렸다.
그는 "후배가 금메달을 따면 좋은 혜택이 있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8년 전 자신의 상황이 오버랩되서다.
구본길은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 병역 혜택을 받았다. 그래서 더 오상욱에게 더 눈길이 갔다. 결승전 맞대결 상대로 후배가 결정됐을 때는 오히려 여유가 있었다.
구본길은 "병역 문제를 생각하면 후배가 더 부담이 될 것 같다"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경기가 마무리되자 후배를 더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그는 "결승전까지는 생각을 많이 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주위에서 3연속 금메달에 대한 얘기를 하더라. 그래서 신경이 쓰였다. 평소 긴장을 잘 하는 편이 아닌데 이번은 달랐다. 최근 2년 동안 가장 긴장한 경기"라고 소감을 밝혔다.
결승전 초반 끌려가던 흐름을 되찾아 온 점에 대해서는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후회 없이 마무리하자고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동작이 부드러워졌고 경기도 잘 풀렸다"고 말했다.
구본길은 "단체전에서도 꼭 금메달을 따 후배에개 더 좋은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다"며 "힘을 보태고 싶다"고 각오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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