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주장' 손흥민(26, 토트넘 홋스퍼)이 고군분투하며 김학범호의 16강을 이끌었다.
손흥민은 20일 인도네시아 반둥의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E조 조별예선 키르기스스탄전에 선발로 출전했다.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합류 후 아시안게임 첫 선발 출전이다. 바레인과 첫 경기는 걸렀고 말레이시아와 2차전은 후반에 교체로 나서 몸을 풀었다.
손흥민은 할 일이 많았다. 주장을 맡아 말레이시아전 패배로 사기가 떨어진 팀 전체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 것이 중요했다. 선수들에게 자유 발언 기회를 주는 등 각자 무엇이 문제였는지 느끼게 하는 시간을 주며 팀의 발전 방향을 잡아주는 데 일조했다.
김학범 감독은 손흥민을 왼쪽 측면 공격수로 배치했다. 최전방의 황의조를 오른쪽 측면의 나상호와 함께 도우라는 의미였다. 손흥민과 나상호는 방짝이다. 돌파력도 있고 골 감각도 충분하다.
손흥민은 자칫 실수 하나로 위축될 수 있는 후배들을 독려하며 경기를 풀어갔다. 키르기스스탄이 공격 한 명만 전방에 두고 수비로 일관해 여러모로 어려운 경기였다. 손흥민이 돌파를 해도 수비가 겹겹이 에워싸고 있어서 작품을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
때로는 중앙선 아래로 내려와 볼을 받다가도 왼쪽에서 중앙으로 이동해 공격을 만들어주는 등 조율사 역할도 마다치 않았다. 골, 도움 상관없이 무엇이든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U-23 대표팀에는 패스마스터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공격적으로 돌진하는 스타일의 공격진이 다수다. 손흥민이 때로는 희생하면서 경기를 풀어주는 일도 해내야 했다.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싸운 손흥민이다.
결국,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은 손흥민이다. 18분 장윤호의 코너킥을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형이 해내자 모두가 다가가 웃으며 축하했다. 조심스러웠던 팀 분위기가 한 번에 살아나는 계기가 됐다.
골이 터진 이후에도 손흥민은 손을 들어 선수들에게 안정을 유지하라는 동작을 취했다. 최전방에서 후방을 보며 쉬지 않고 지시하는 등 주장의 역할을 잊지 않았다. 덕분에 한국은 16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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