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무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K리그1 순위 경쟁도 열기가 폭발 중이다. 상, 중, 하위권 구도가 흥미롭게 흘러가고 있다.
전북 현대는 지난 5일 경남FC에 0-1로 패했다. 승점 50점을 유지하며 1위로 독주하고 있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2위 경남(39점)과 17점 차까지 벌릴 기회에서 오히려 11점으로 줄었다.
물론 전북을 잡기는 쉽지 않다. 전북이 4연패 이상 해주고 반대로 4연승을 하는 팀이 2, 3위권에서 나와줘야 한다. 전력이나 경기력을 고려하면 그런 상황과 마주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가장 큰 이변은 지난해 K리그2(2부리그)에서 승격한 경남 돌풍이다. 전북을 상대로 지난 4월 0-4 패배 참패 당시의 경기력과는 180도 달랐다.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 '선 수비 후 역습'을 택했고 네게바의 돌파 후 패스에 쿠니모토의 결승골이라는 공식이 완성됐다.
경남의 선수층은 그리 두꺼운 편이 아니다. 하지만, 김종부 감독의 맞춤 전략에 배고픈 선수들의 투혼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연일 감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FA컵 32강전에서 탈락, 주중 경기가 한 번 더 없는 것도 호재(?)다. 김 감독은 "FA컵을 일찌감치 떨어져 주셔서 리그 일정에 약간의 여유가 생겼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범수 골키퍼는 전북의 27개 슈팅 중 12개의 유효슈팅을 막으며 승리의 수호신 역할을 했다. 프로 입문을 전북으로 했던 스토리까지 겹치면서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말컹이 전북 수비진에 묶였지만, 여전히 15골로 득점 2위를 달리며 위력적인 존재라는 것도 확인했다.
경남이 계속 버텨주니 상대적으로 전력이 나쁘지 않은 3위 수원(36점)은 4위 울산 현대(32점)의 맹추격을 생각하며 경기하는 처지가 됐다. 데얀이 지난 3주 사이 4골을 터뜨리며 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바그닝요의 부상 이탈 대안을 메우는 것이 최대 숙제다. 이탈 전까지 7골로 득점 6위를 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데얀, 염기훈 외에 누군가가 바그닝요의 역할을 해줘야 한다.
5위 제주 유나이티드(29점)는 여름 징크스, 6위 포항 스틸러스(29점)는 정체된 경기력 향상이 없다면 7위 강원FC(27점)나 8위 F서울(26점, 다득점 +26), 9위 상주 상무(26점, +22))에 금방 따라 잡힌다. 제주부터 상주까지 3점 차이라 맞대결이나 하위권 팀과 겨루기에서는 반드시 승점을 쌓아야 한다.
잔류 싸움은 10위 대구FC(17점)부터 11위 인천 유나이티드(16점, +32), 12위 전남 드래곤즈(16점, +21)로 좁혀졌다. 전역자가 나오는 등 선수들이 물갈이되면서 순위 하락을 겪는 상주가 근처까지 와주기를 바라야 하는 처지지만 현 상황에서 그럴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세 팀 중에서는 무고사(11골), 문선민(9골)이라는 골잡이를 보유한 '생존왕' 인천이 좀 더 나아 보인다.
어차피 10위 잔류, 11위 승강 플레이오프, 12위 자동 강등이다. 죽을 힘을 다해 싸워야 한다. 상주나 서울 등에 근접하려면 최소 3연승 정도는 해줘야 한다. 9월 A매치 휴식기 전까지 6경기를 치르게 되는데 50% 이상의 승률은 기본이다.
익명의 A구단 관계자는 "스플릿 라운드 전까지 잔류권 순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강등 PO권과 최소 5점 정도의 승점 차이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선수단은 물론 사무국 분위기가 얼음장 이상으로 차갑다. 그런 분위기를 다시 느끼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경험을 해보지 않으면 모르기 때문에 더 그렇다"며 선수단이 살벌한 순위 싸움을 견뎌주기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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