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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pick]'대기업→기자→연기자'…진기주, 정착한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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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와 안아줘'로 첫 주연 "고속성장? 수없이 성장통"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대기업 사원과 방송기자를 거쳐 가슴 속 꾹꾹 묻어뒀던 꿈의 직업, 배우가 됐다. 첫 주연을 맡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3년. 아직 갈길 멀지만 충분히 가능성은 보여줬다.

배우 진기주는 JTBC '미스티'가 끝난 후 한 달 만에 MBC '이리와 안아줘'에 승선했다. 아직 연기 경험이 그다지 많지 않은 신인 여배우가 지상파 첫 주연을 꿰차자 물음표가 붙었다. '객관적인 시선'을 잘 알고 있었지만, 이미 캐릭터가 마음에 콕 박혔다. 무거운 숙제를 안고 카메라 앞에 선 그는 '진심'으로 연기했고, 시청자들을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미스티'로 배우 진기주의 존재를 알렸다면, '이리와 안아줘'로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대기업 사원→방송기자→모델→연기자, 꿈 찾았다."

진기주가 '평생 직업'이라는 배우의 길을 찾기까지, 돌고 돌아왔다.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 SDS에서 일했고, G1 강원민방의 방송기자로 근무했다. 데뷔 전 화려한 '엄친딸 스펙'이다. 대기업 사원과 지역 민방 기자를 할 때도 가슴 속에는 연기자라는 꿈이 있었다. 그는 지난 2014년 SBS '슈퍼모델 선발대회'에서 입상하며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연기가 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어요. 주변에 '연기가 하고 싶어'하는 친구가 있으면 보통 '웃기지마'라고 하잖아요. 주변에 연기를 직업으로 삼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지방에서 살기도 했고, 연기는 방송국 근처에 사는 사람들만 하는 것 같은 느낌도 있었어요. (연기자의 꿈은) 꾹 접어두고, 내가 뭘해야 하는지, 뭘 할 수 있는지 공부하다 보니 기자를 하게 됐죠. 내 이름을 걸고 하는 일이 너무 좋았어요. 그런데 접어놓은 꿈이 계속 생각이 났어요. 나이가 들면서 '연기자도 직업 중에 하나구나' '오디션도 있고 연기학원이라는 것도 있네'라고 알게 됐죠. 그렇게 문을 두드리게 됐어요."

안정적인 직장을 두고 연기자로 도전하는 것에 이해할 수 없다는 시선도 있었다. 연예계는 성공을 보장 받을 수 없는 불안정한 직업이기도 하다. 게다가 연기자로 시작하기에는 다소 늦은 나이일 수도 있었다. 연기자로 '직진'했지만, 문득 무섭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시작을 할 때 무섭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회사에 들어와서 연기 수업을 하고 오디션을 볼 때 좀 무섭더라구요. 연기 수업 3,4개월 쯤 하고 난 후 오디션을 봤어요. 오디션을 몇개월 동안 계속 떨어졌어요. 1차 붙었다는 소식도 없이 떨어지니 문득 무섭더라구요. '이러다가 시작은 할 수 있을까' 싶어서요."

진기주는 "배우는 내가 연기하는 캐릭터를 책임져야 한다. 해내고 견뎠을 때 행복감이 크다. 힘들더라도 재미있다"며 '네번째 직업'이자 평생 직업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배우 진기주의 성장통 "'미스티' 무서웠다"

숱한 오디션 탈락 끝에 처음 만난 작품은 2015년 tvN '두 번째 스무살'. 이후 2016년 SBS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의 채령으로 출연하며 연기자로 본격 시동을 걸었다. 진기주의 얼굴과 이름을 알린 작품은 지난 3월 종영한 JTBC '미스티'였다. 그는 엘리트 기자 한지원 역을 맡아 김남주와 날선 대립을 보여줬고, 후반부에는 조력자가 돼 존재감을 새겼다.

그야말로 고속성장한 배우다. 데뷔 이후 탄탄대로를 걸어온 듯 하지만, 진기주는 작품을 하며 성장통을 겪었다. '미스티'에서는 초반 연기력 논란도 있었다. 한지원은 김남주와 대립하는 캐릭터 탓에 시청자들의 미움도 샀다.

"그 때는 너무 무서웠어요. 김남주 선배님께서 '나와 붙어서, 미움 받아서 그런 거야. 넌 이쁨 받을 줄 알았니. 당연한거야'라고 이야기 해주셨어요. 사실 지원이는 고혜란(김남주 분)과 라이벌 캐릭터가 아니었고, 설정값 자체도 배틀을 뜰 급(?)이 안 되는데 지원이 혼자만 착각을 한 거였어요. 고혜란은 이 아이를 견제하지 않아요. 그런데 보는 시청자들은 동등한 레벨을 갖고 있는 경쟁자라고 생각 했잖아요. 김남주 선배님께서 '라이벌 아니잖아. 시간 지나고 캐릭터 설명 지나고 나면 괜찮을거야'라고 하셨어요. 감독님도 이 드라마를 시작할 때부터 지원이가 욕받이라고 생각 하셨대요. 제게 미리 말은 안했지만 '초반에 힘들거다'라고 생각했다고, '니 할 것 하라'고 하셨어요."

"혼자 수도 없이 성장통을 겪었다"는 그는 첫 영화였던 '리틀 포레스트' 촬영을 하면서도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영화가 평화로우니까 '평화로웠겠다'고 하지만 촬영하는 일년 내내 저와의 전쟁이었어요. 첫 영화였고, 저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경력자였어요. '나만 잘하면 된다'는 마음에서 점점 더 나아가 '내가 민폐야'라는 생각까지 했어요. 깊은 곳에 빠진 저를 끌어올려가며 매 계절 촬영을 했죠. 친구들과 하니까 즐겁긴 했지만, 촬영 끝나고 숙소에 들어오면 마인드컨트롤을 했어요. '내가 맡은 역할을 잘 해내고 있는 걸까' 생각도 했고, 촬영 기간이 길다보니 '지난 계절에 내가 어땠더라' 또 적응을 하고. 계속 채찍질 했죠. 그런데 영화는 참 평화롭게 나왔어요.(웃음)"

◆"'이리와 안아줘' 첫 주연, 진심으로 연기했다"

진기주는 '이리와 안아줘'를 통해 지상파 첫 주연이라는 큰 자리를 거머쥐었다. 두 신인 배우를 남녀 주인공으로 발탁하는 파격 캐스팅이었다. 진기주에게도 큰 모험이었다.

"저 대신 회사에서 걱정을 했어요. 이 작품 들어가기 전에 '너무 좋으니까 바로 하라고 하지 않을게. 너무 무서우면 잠깐 쉬어가도 된다'고 하셨어요. 낙원이를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아서 '그래도 할래요'라고 했어요. 그런 마음으로 이겨내고 싶었어요. 저를 보는 객관적인 시선을 잘 알고 있었어요. 저는 드라마의 이야기가 예쁘고 좋았는데, 처음 보는 배우들이니까 관심을 안 가져줄까봐 그게 걱정이었죠. 드라마가 시작되고 난 다음에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뿌듯함이 컸죠."

'이리와 안아줘'는 수목극 경쟁에서 선전했고, 막판에는 1위에도 올랐다. 진기주는 "차마 시청률은 내가 검색을 못 하겠더라. 현장 가면 이야기가 들려왔다"고 웃었다.

무엇보다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작품이었다. 진기주는 아련한 첫사랑부터 자신의 부모님을 죽인 살인범의 아들을 사랑하게 된 복잡한 마음과 오열, 그리고 단단한 마음까지, 깊은 사랑을 연기해야 했다. 장기용을 보면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고 할 만큼, 캐릭터에 깊게 몰입했다. 자신도 모르게 울음이 터질 때도 있었다. 진기주에게 스스로의 연기에 대한 만족도를 묻자 "이야기를 열심히 만들었던 그 진심에 있어서만큼은 수고했다고 하고 싶다"고 에둘러 뿌듯함을 표현했다.

긴 여정의 드라마가 끝나고 '방전'될 법도 하건만 진기주는 '이리와 안아줘'를 마무리 짓고 더 많은 에너지를 얻었다고 했다. '이리와 안아줘'는 단순히 첫 주연작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 소중한 작품이다.

"저한테 많은 숙제를 남겨주기도 했지만, 많은 것을 배우게 해줬고 얼른 다음 연기를 하고 싶다는 기운을 안겨줬어요. '쉬고 싶다'가 아니라 힘이 꽉 차서 당장 다음 것을 할 수 있을 만큼 기운이 차면서 끝났어요. 15.16회에 급속 충전이 되면서 나왔죠. 내가 충전이 되고 나올 정도면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도 행복한 마음으로 마무리 했겠구나 싶은 마음이 들어요."

만나고 싶은 작품도, 캐릭터도 많다는 진기주는 "자주 보고 싶은 배우가 됐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부지런히 연기 하겠다고 약속한 그녀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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