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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표 찌른 더블스틸…이번엔 발로 두산 잡은 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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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불시의 달리기…이틀 연속 허찌르기 성공

[조이뉴스24 김형태 기자]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 경기 전 초미의 관심사는 부상으로 빠진 최정의 대안을 SK 와이번스가 어떻게 메우느냐에 쏠렸다. 전날 주루플레이 도중 왼쪽 허벅지 근육손상을 입고 치료차 일본으로 이동한 최정은 약 3주간 경기에 나설 수 없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대안'을 묻는 질문에 "달라지는 건 없다. 최정의 장타력이 아쉽게 됐지만 다른 선수들이 안타를 많이 치고, 출루를 많이 해서 득점을 만들면 된다"고 했다.

얼핏 교과서적인 답변으로 볼 수 있는데, 이날 SK는 힐만 감독의 말처럼 '작은 야구'로 승리를 챙겼다. 빠진 게 있다면 바로 발, 도루였다.

홈런 3방이 적시에 나오면서 두산 마운드를 두들긴 SK이지만 초반 결정적인 더블 스틸 두 개가 결과적으로 흐름을 갈랐다.

우선 1-0으로 앞선 1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서 로맥이 1루수 옆 내야안타로 살아나갔다. 후속 김동엽은 볼넷으로 출루. 다음 타자 이재원 타석 때 로맥과 김동엽은 갑자기 뛰기 시작했다. 힘있는 중심타선의 파워히터들인 이들은 두산 유희관-양의지 배터리의 허를 찌르며 각각 3루와 2루에서 살았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더블스틸이었다.

이재원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상황은 2사 2,3루 기회가 이어졌고, 윤정우의 볼넷에 이어 최항의 2타점 좌전안타, 김성현의 우전 적시타가 약속한 듯 이어졌다. 거포들이 발로 만든 찬스가 4득점의 징검다리가 됐고, 이는 유희관을 1이닝만에 강판시킨 하나의 요인이 됐다.

2회에도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더블스틸이 나왔다. 로맥의 좌월 투런홈런으로 6-0으로 스코어가 벌어진 1사 주자없는 상황. 이번에도 김동엽의 손과 발에서 작전이 시작됐다. 그가 중전안타를 치고 나가자 후속 이재원은 볼넷으로 기회를 살렸다. 1사 1,2루에서 윤정우의 3루수 땅볼로 이재원이 포스아웃되면서 상황은 2사 1,3루.

다음 타자 최항 타석 때 윤정우가 2루로 부리나케 뛰기 시작했다. 이때 3루주자 김동엽까지 홈으로 쇄도해 홈플레이트를 밟았다. 또 한 번의 이중도루로 얻은 점수였다.

이날 SK는 결정적인 고비마다 호쾌한 홈런포를 가동하며 큰 점수차로 두산을 완파했는데, 1회와 2회의 상대의 의표를 찌르는 더블스틸이 아니었다면 경기가 어떻게 흘러갔을지 모를 일이다.

일본 니폰햄 파이터스와 미국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사령탑을 맡은 적이 있는 힐만 감독은 특히 일본 시절 일본 감독들보다 더 섬세하고 세밀한 야구로 이름을 날렸다. 일본 지도자들보다 더 '일본스러운' 작전으로 상대의 허를 찌르는데 일가견이 있었다.

그는 전날 두산전에서도 0-0 동점이던 4회말 무사 1,2루에서 힘있는 중심타자 김동엽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과거 일본과 미국에서도 비슷한 상황에서 희생번트를 지시한 적이 있다"고 했는데, 이날은 번트가 아닌 도루로 상대를 농락한 것이다.

전날 힐만 감독의 번트 지시를 충실히 이행한 김동엽은 이날 더블스틸 2개 포함해 모두 3번의 베이스를 훔치며 '대도의 가능성'까지 보여줬다.

조이뉴스24 인천=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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