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울 만큼 울었다. 어차피 밑져야 본전이다. 팀 동료를 위해 뛰겠다는 손흥민(26, 토트넘 홋스퍼)의 과감한 도전이 다시 한 번 시작된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7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최종전 독일과 한 판 승부를 치른다.
벼랑 끝에 몰린 대표팀이다. 독일은 벼랑 위에 서서 16강으로 갈 준비를 마쳤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무엇이든 보여줘야 하는 한국이다.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이 예상되는 손흥민에게 모든 기대가 걸려 있다. 손흥민은 26일 공식 기자회견에 등장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멕시코와 2차전 종료 직전 골을 터뜨리며 일말의 희망도 남겨 놓았다.
손흥민은 "축구 선수에게 월드컵은 특별한 무대다. 대표해서 출전했는데 지기 싫었다. 좋은 경기를 했지만, 결과를 가져오지 못해서 아쉬웠다. 국민과 코치진에 죄송해서 눈물이 났다"며 멕시코전이 끝난 뒤 펑펑 울었던 이유를 전했다.
더는 울지 않겠다는 손흥민이다. 이승우(20, 엘라스 베로나), 황희찬(22, 잘츠부르크) 등 후배들이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팀 전체를 생각하며 "아직 월드컵이 끝나지 않았다. 선수들도 다 생각 중이다. 부상자가 많은데 다른 선수들도 생각해줬으면 한다. 함께 고생해 온 선수들이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의 마음을 체감하지 못하지만, 함께 고생하고 응원하는 선수들이다"며 동료의식을 잊지 않았다.
이어 "1%의 가능성과 희망을 작게 생각하지 않겠다. 독일전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면 좋겠지만, 16강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것을 걸어서 국민들께 희망을 주고 싶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스웨덴전에서 수비에 가담하느라 자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멕시코전에서는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골까지 넣으며 상승세라는 것도 확인시켜줬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며 슈팅해 골을 넣는, 전매특허의 모습이 살아났다는 점은 독일전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한다.
측면 공격수, 최전방 공격수, 처진 공격수 등 다양한 위치를 뛸 수 있는 손흥민이다. 당연히 견제가 따르게 마련이다. 요아힘 뢰브 독일 감독은 "미드필드를 잘 메워야 한다. 손흥민을 일대일로 막지는 않을 것이다. 그라운드 전체를 잘 누비기 때문에 모두가 신경 써야 한다. 때에 따라서는 수비 뒤로 간다. 전체적으로 보면 수비를 잘해야 한다"며 분명한 견제를 예고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자기 헌신을 약속했다. 그는 "경기장에 나가면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독일이 개인 능력은 좋지만, (우리 선수단의) 멕시코전에서 의지를 봤다.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결과를 봐야 한다"며 모든 힘을 쏟아낼 것을 시사했다.
/카잔(러시아)=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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