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메시 페널티킥 실축' 아르헨티나와 1-1 무승부

[조이뉴스24 박용근 기자] 아이슬란드가 사상 첫 월드컵 무대에서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버틴 아르헨티나와 무승부를 기록했다.

아이슬란드는 1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D조 조별리그 1차전 아르헨티나와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메시를 중심으로 남미 특유의 개인기를 앞세운 아르헨티나와 역사적인 월드컵 첫 경기를 치르는 조직력의 아이슬란드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아이슬란드는 '질식 수비'와 몸을 사리지 않는 육탄 방어로 아르헨티나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며 귀중한 승점을 챙겼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우승 후보의 전력임에도 첫 경기를 비기며 험난한 조별 예선을 예고했다.

경기 초반 두 팀은 경쾌한 발놀림으로 풍부한 활동량을 가져가며 날카로운 슈팅을 주고받았다.

이후 아르헨티나는 볼 점유율을 서서히 끌어올리면서 공격 빈도를 높였다. 전반 16분 메시의 중거리 슈팅이 상대 골키퍼에 막혔지만 3분 뒤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페널티 에어리어 안쪽 중앙에서 왼발 터닝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아구에로는 개인 세 번째 월드컵 만에 첫 골을 터뜨렸다.

선제골을 넣은 아르헨티나가 공격의 고삐를 쥘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아이슬란드가 이른 시간에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중앙선 부근에서 아르헨티나 수비진의 패스를 차단하며 역습 기회를 잡았고, 길피 시구르드손의 1차 슈팅이 골키퍼의 손에 맞고 굴절 되자, 쇄도하던 알프레드 핀보가손이 골대 구석으로 낮게 차 넣으며 균형을 맞췄다.

아이슬란드는 이 골로 역사적인 월드컵 첫 골을 기록했다.

아르헨티나는 동점골을 내준 뒤 균형을 깨기 위해 줄기차게 상대 진영을 파고 들었다. 피지컬을 앞세운 아이슬란드는 수비를 두텁게 한 뒤 기회를 엿보다가 역습을 노렸다.

아르헨티나는 전반에 75% 가까운 볼 점유율과 코너킥 6개 등 일방적인 공격을 시도했지만 세밀함이 부족했다. 아이슬란드는 볼 소유는 많지 않았지만 간간이 시도하는 역습 상황에서 슈팅까지 연결하는 등 매서웠다.

후반도 전반과 경기 양상은 비슷했다. 아르헨티나는 메시와 아구에로를 통해 공격을 전개했다. 아이슬란드는 수비를 더욱 두텁게 가져가며 골문 앞에 벽을 세우다시피 했다.

공격을 시도하던 아르헨티나가 후반 17분 페널티킥을 얻었다. 메시가 키커로 나서면서 아르헨티나가 1-1의 균형을 깰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골대 왼쪽을 노린 메시의 왼발 슈팅은 아이슬란드 골키퍼 한스 할도르슨의 손에 걸렸다.

이후 두 팀은 경기장을 반쪽 만 사용한다고 느낄 정도로 아이슬란드 진영에는 아르헨티나 골키퍼를 제외하고 21명의 선수가 밀집해 있었다.

후반 36분 메시는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에서 회심의 슈팅을 날렸지만 골 포스트를 살짝 빗겨갔다. 경기 막판에는 프리킥 찬스를 잡았지만 수비 벽에 막히며 무위에 그쳤다.

결국 아이슬란드 수비진과 할도르슨 키퍼는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아르헨티나의 파상공세를 육탄 방어하며 첫 월드컵 무대, 첫 경기에서 무승부로 승점 1점을 챙겼다.

아르헨티나는 아이슬란드의 촘촘한 수비망을 끝내 뚫어내지 못하고 러시아 월드컵을 무승부로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