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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의 월드컵 승리 이란, 경기장은 뒤집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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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의 일방적 응원전에 밀리다 한 번의 기회 성공으로 환호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정말 시끄러웠다. 북아프리카에서 열정적인 축구 응원을 하는 모로코와 홈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10만 남자 관중이 뿜는 투박한 응원이 그대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옮겨왔다.

16일 오전(한국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는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B조 1차전 모로코-이란전이 열렸다.

경기 전부터 양팀 응원단은 무리를 지어 이동하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이미 전날 도심에서 서로 응원에서 이기기 위해 소리를 지르며 기싸움을 벌였던 팬들이라는 점에서 더 그랬다.

경기장 안은 상당히 시끄러웠다. 스피커를 고출력으로 올려 놓은 상태에서 음악 소리와 응원 소리가 뒤섞였다. 처음 월드컵에 나서는 선수라면 긴장하게 만드는 소음이었다. 옆사람의 말소리조차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등장한 부부젤라까지 부는 관중들로 상당히 시끄러웠다.

관중석에는 모로코, 이란 팬들이 뒤섞였다. 주로 본부석 오른쪽과 북측 관중석에 모로코 팬들이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머플러를 흔들며 격렬하게 응원했다. 이란 팬들은 남쪽 관중석 1층에 몰렸다.

응원전에서는 모로코 팬들이 돋보였다. 이들은 "우아"라며 소리치는 등 남성적인 음색으로 경기장을 흔들었다. 국가 연주에서 이란 국가가 나오자 박수를 치는 등 심리전을 펼쳤다. 빨리 끝내라는 의미였다.

범이슬람권이지만 종파가 서로 다르다는 점에서 경기 분위기는 더 올라갔다. 이란 선수가 쓰러져 있으면 지체없이 모로코 팬들의 야유가 터져 나왔다.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이 보였다.

이란 팬들은 자국에서 축구장 출입이 금기시된 여성팬들까지 합류해 좀 더 자유로운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20년 만에 나서는 모로코보다는 자주 나오는 이란 팬들이 더 여유가 있었다.

경기 흐름이 팽팽하게 흘러가자 응원 소리는 더 커졌다. 후반 30분 이후 이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근육 경련을 호소하며 계속 쓰러지자 모로코 팬들의 야유는 극에 달했다. 한국 팬들이 이란전에서 보여주던 모습과 똑같았다.

하지만, 이란은 마지막에 웃었다. 종료 직전 모로코 수비수 아지즈 부하두즈의 자책골이 터졌다. 흰색 유니폼을 입은 이란은 열광적인 환호를 보냈다. 1998 프랑스월드컵 미국전 이후 20년 만의 승리에 모두가 환호했다.

이날 관중은 6만2천548명이었다. 막판 극적인 골로 흥분도는 더 올라갔다. 모든 것은 이란 팬들이 얻었다.

조이뉴스24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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