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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웠던 몸, 파워프로그램은 스웨덴전에 결실 맺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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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으로 가는 과정이니 기다려 달라는 신 감독의 선택은?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힘들었다."

7일 오후(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티볼리 노이 슈타디온에서 열린 볼리비아와 평가전이 0-0으로 끝난 뒤 신태용호는 고개를 숙였다. 시차, 환경 적응 등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에서 오스트리아 입성 나흘 만에 경기를 치러 힘든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지난 5일 파워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 선수들의 피곤은 극에 달했다. 오죽하면 오후 전술 훈련 시간을 뒤로 미룰 정도로 선수들은 휴식을 갈구했다.

평가전을 앞두고 신체 능력을 단기간에 향상하는 파워프로그램 가동은 의외였다. 신태용 감독은 취재진에 계획을 내놓지 않다가 갑자기 파워프로그램을 한 뒤 "계획했던 프로그램이다"고 말했다.

파워프로그램은 오는 9일에도 예정돼 있다. 11일 세네갈과 비공개 평가전도 상당히 고전이 예상된다. 몸을 18일 스웨덴과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1차전에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현재 시점은 바닥을 치고 서서히 선수들의 몸 상태가 100%를 찾아가는 과정인 셈이다.

일단 볼리비아전만 놓고 보면 파워프로그램은 선수들의 몸을 무겁게 만들었다. 신 감독은 충분히 예상됐던 장면이라며 "(훈련이) 현재까지 잘 진행되고 있다. 몸들이 무겁고 날씨도 더운 상황에서 낮 경기를 치르면서 힘들어했다. 현재 컨디션이 100%면 (스웨덴전에서) 떨어질 수 있다. (지금 상황을) 정신력으로 이겨내야 한다"며 선수들의 회복력을 기대했다.

김신욱(전북 현대)은 "이틀 전 체력 훈련을 했다. 월드컵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준비했다"며 본선을 위해 몸을 만들고 있음을 강조했다. 기성용(스완지시티)도 "체력 훈련 후 평가전이라 좀 무겁다. 그래도 이겨내야 한다"며 분명한 과정임을 전했다.

선수들의 체력을 강하게 만드는 목적의 파워프로그램은 한국 팬들에게 익숙하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저승사자로 불렸던 네덜란드 출신 레이몬드 베르하이옌 피지컬 코치가 뼈대를 만들었다. 2010년에도 본선 한 달여를 남겨 두고 전격 합류해 선수들의 강철 체력을 만들었다. 서로 볼을 경합하거나 공포의 삑삑이로 불리는 셔틀런 등 신체 강도를 최대한 높이는 방식이다.

베르하이옌은 충분한 시간과 적당한 A매치를 치른 상황에서 선수들의 몸을 강하게 만들었다. 이재홍 피지컬 코치가 베르하이옌 방식을 잘 수학해 선수단에 전파해왔다.

반면, 스페인 대표팀의 체력을 맡았던 하비에르 미냐노는 체력 대신 충분한 휴식이 훈련의 능률을 높인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동아시아 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 선수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부여해 일본전 4-1 대승을 맛봤다.

신 감독은 파워프로그램을 두고 "옛날처럼 한 달 정도 집중 훈련을 할 기간이 있다면 파워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시도했겠지만, 지금은 그런 여건이 아니다"며 어려움이 있음을 토로했다.

갑자기라는 의외성이 있기는 하지만, 코칭스태프의 합의를 통해 나온 것이라는 점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최상의 경기력 확보를 위한 조치가 필요했고 파워프로그램이 가동됐다는 점이다.

익명의 한 피지컬 전문가는 "볼리비아전을 보니 선수들의 몸이 무거워보였다. 스웨던전에 맞춰 100%로 가는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면서도 "세네갈전을 치르고 러시아로 입성해서 베이스캠프와 1차전이 열리는 니즈니노브고로드까지 가는 과정을 고려해야 한다. 이동이 많아서 체력을 만들어도 피곤은 분명 쌓일 것이다"고 설명했다.

최종 성공 여부는 스웨덴으로 향하는 과정에 달렸다. 결과가 따라준다면 금상첨화다. 신 감독은 9일 외에도 상트페테르부르크 입성 후 한 번 더 시도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단기간의 비책이 통하느냐가 월드컵을 관통하는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됐다.

조이뉴스24 인스브루크(오스트리아)=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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