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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누나' 손예진 "진아♥준희, 꼭 다시 만나야 했어요"(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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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아쉬움 가득…안판석 감독 존경해"

[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배우 손예진이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떠나 보내며 느끼고 있는 아쉬움을 고백했다. 5년 만의 드라마 복귀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준 안판석 감독을 향해서는 남다른 존경심을 드러냈다.

지난 2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손예진의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이하 예쁜 누나, 극본 김은, 연출 안판석, 제작 드라마하우스, 콘텐츠케이) 종영 기념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3월30일 첫 방송을 시작해 지난 19일 종영한 예쁜 누나'는 '그냥 아는 사이'로 지내던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면서 만들어가는 '진짜 연애'를 그렸다. 완성도 높은 연출은 물론, 윤진아 역 배우 손예진, 서준희 역 배우 정해인의 열연으로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손예진은 30대 커피 전문 프랜차이즈의 슈퍼바이저 윤진아 역을 맡아 인물의 사랑과 성장을 그려냈다. 친구 서경선(장소연 분)의 동생 서준희를 오랜만에 다시 만난 뒤 그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는 인물이었다. 집안의 반대에서 비롯된 준희와의 갈등은 물론, 회사의 성폭력적 문화 아래 피해를 겪기도 하는 이 인물은 많은 작품들을 통해 출중한 연기력을 자랑해 온 베테랑 배우 손예진의 힘으로 완성됐다.

종영 소감을 묻는 질문에 손예진은 "후련함보다는 아쉬움이 훨씬 크다. 오히려 후련함은 별로 없고, 아쉬움만 가득하다"고 답했다. 현실의 벽 앞에 이별했던 진아와 준희가 결국 다시 만나게 된 엔딩에 대해선 "다시 만났어야 한다. 그러지 않았다면 너무 슬펐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저는 16부까지 대본을 다 보고 드라마를 선택했던 것이라 내용을 다 알고 있었어요. 3년이 지나, 그 수많은 아픔의 시간을 보내고 다시 만나는 걸 알고 있었죠. 그래야(다시 만나야) 마음 편할 것 같았어요. 시나리오를 보고 감독에게 '진아가 미국으로 준희를 따라가면 안 되냐. 미국으로 가고 싶다. 왜 못 가냐'고 묻기도 했어요.(웃음) 그런데 진아를 연기하면서는 못 따라가겠더라고요. 그런 상황이 아니었죠. 그렇다보니 서로 각자의 선택을 하게 됐고요."

제작진과 배우들에겐 아픈 반응이었을 수 있지만, 극이 중후반부로 흘러가며 극 중 진아의 행동들이 답답하게 느껴졌다는 시청자들의 평도 있었다. 이에 대한 기사 역시 찾아봤다는 손예진은 "16부를 큰 사건 없이 끌고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지 않나"라며 "모든 드라마가 그렇다. 그래서 지루하지 않게 만들기 위해 어느 순간 큰 사건이 발생해 (시청자들이) 그것에 몰입하게 만든다. 눈을 다른 곳에 돌리게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초 안판석 감독님이 생각한 이 드라마의 목적은 어떤 극적 상황을 그리는 것이 아니었어요. 사랑이야기로 16부를 만드는 모험을 한 거죠. (다른) 시나리오나 드라마 대본을 보면 타임슬립이라든지, 극적인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극적 상황에서의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주는 매력, 판타지가 주는 매력도 정말 충분히 크지만, 그때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꾸며지거나 만들어진 것보단 조금 지루하더라도, 별 이야기 없더라도 묵묵히 하나 하나 따라가는 것이었어요. 예를 들면 '연애시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죠."

'예쁜 누나'가 그리는 인물들의 주요 상황은 손예진이 설명하듯 다소 심심하고 또 익숙하다. 두 인물의 관계가 엄청난 비밀에 의해 영향을 받는 일도, 갈등 발생이나 해소에 타임슬립같은 초현실적 상황이 사용되지도 않는다. 손예진은 "대사나 감정을 만들낸다기보다는, 현실에서 한 번 있음직한 이야기였다"며 "그래서 모든 인물들이 이해됐고 그 인물들을 사랑한 것 같다"고 돌이켰다.

"10부부터 16부까지의 대본을 하와이에 화보 촬영을 갔을 때 읽었어요. 새벽 5시까지 밤새 읽었죠. 사실 사전제작이 아닌 이상, 16부까지 대본을 미리 읽는 것은 불가능하잖아요. 16부 대본을 딱 덮고, 감독에게 '이 뒤에 (진아의) 엄마가 뭘 하고 있을지 궁금하고, 경선이는 무엇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고 보고싶다'고 했어요. 윤진아와 서준희의 사랑이 어떻게 될지도 궁금했지만 이렇게 잘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었죠. (그들 외에도) 모든 인물들이 어떻게 살지가 궁금했어요. '공차장(이화룡 분)은 어떻게 살지? 여전히 회사에 다니겠지?'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하얀거탑' '아내의 자격' '밀회' 등 수작 드라마들을 통해 연출의 대가로 불린 안판석 감독과는 이번이 첫 번째 작업이었다. 손예진은 그간 드라마의 제작발표회와 기자간담회 등 공식 석상에서 감독의 배려에 대한 고마움을 수 차례 언급했다. 이날도 안 감독을 가리켜 손예진은 "모든 스태프들이 감독을 진심으로 존경했다. 사실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하며 믿음을 드러냈다.

"안판석 감독님은 예술가인 것 같아요. 어떻게 표현할지 몰라 이 표현이 거창하게 느껴지지만 그런 표현이 어울려요. 정확한 이념, 신념이 있죠. 보통은 이 일을 오래 하면 (신념이) 흔들리고 퇴색되거나 다른 방향으로 가기 마련인데. 끝까지 놓지 않는 자신의 신념이 있다는 점이 존경스러워요. 세상과 사람,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 좋아요. 기존에 우리가 맞다고 생각하고 많이 봐와서 익숙하게 느끼는 것을 탈피하려 하고요. 제게 항상 와닿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고. 저를 끝까지 '예진씨'라 부르셨어요. 절대 큰 소리를 내지 않아요. 어른으로서도 존중하고 존경하는 분이에요."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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