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선택의 날이 왔다. 신태용(48) 축구대표팀 감독이 2018 러시아월드컵에 나설 명단을 14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공개한다. 23명으로 확정해 발표하느냐 추가 3~4명을 더해 공개하느냐가 화두다.
예비엔트리 35명 제출이 이날이고 최종 엔트리 제출은 6월3일이다. 소집일은 21일이다.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신 감독의 마음은 복잡하다.
신 감독은 1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아 KEB하나은행 2018 K리그1 13라운드 수원 삼성-대구FC전을 관람했다. 이날 경기에는 A대표팀 합류가 유력한 조현우(대구FC) 골키퍼가 선발 출전했다.
가장 머리가 아픈 염기훈(수원 삼성)은 관중석에서 전반을 관람했다. 왼발 킥 능력이 좋은 염기훈은 A대표팀의 중요한 공격 옵션이다. 오른발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기성용(스완지시티), 정우영(빗셀 고베) 등 다양하다.
왼발은 희소가치가 있다. 권창훈(디종FCO)이 있지만, 세트피스보다는 공격 전개 과정에서의 능력이 훨씬 좋다. 이재성(전북 현대)은 다소 지쳐 있다. 선발보다는 후반 조커로 나서 분위기 전환에 특효약이다.
하지만, 염기훈은 지난 9일 울산 현대와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 1차전에서 갈비뼈 골절 부상을 당했다. 4주 재활 진단이 나왔다. 염기훈은 좌절했고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실상 월드컵을 포기한 것 같은 글을 올렸다.
염기훈은 아내가 운전하는 차량으로 경기장까지 왔다. 운전을 할 상태가 아니었다. 수원 팬들은 관중석에 있던 염기훈이 전광판에 보이자 '염기훈 응원가'를 외쳤다. 염기훈은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전반 23분 바그닝요가 페널티킥으로 골을 넣자,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하프타임, 염기훈은 신 감독을 만나러 기자석으로 올라왔다. 염기훈은 조이뉴스24와 함께 이동하면서 월드컵 포기 여부에 "아직 모르겠다. 조금 더 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처음 다쳤던 당시와는 감정이 많이 진정된 것으로 보인다. 갈비뼈 부상 부위의 통증이 여전하지만, 부기가 빠지기까지 열흘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이다.
염기훈은 "(ACL에 나선) K리거들이 많이 지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부상도 나오고 그러는 것 같다. 여러 가지로 안타깝다"고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신 감독과는 부상 후 이날 처음 만났다. 부상 당하고 전화기를 꺼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신 감독도 염기훈의 부상 상태를 알기 위해 구단에 전화했을 뿐, 염기훈과는 통화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수원 구단은 염기훈의 회복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낫게 한다는 각오다. 월드컵 여부와 상관없이 후반기 염기훈의 존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날 신 감독과 하프타임 중간부터 후반 21분까지 염기훈은 약 30분 동안 대화를 나눴다. 대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신 감독의 고민은 염기훈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 그대로 노출됐다.
이미 중앙 수비수 김민재와 측면 수비수 김진수(이상 전북 현대)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염기훈까지 부상으로 머리가 아프다. 김진수는 지난주에야 조금씩 가볍게 뛰기 시작했고 김민재는 통깁스를 풀었다. 회복 여부는 여전히 물음표다. 개인 의지에 달린 셈이다. 절묘하게도 13라운드에서 김진수의 경쟁자인 홍철, 김민우(이상 상주 상무)가 모두 선발로 나서 골을 넣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염기훈을 두고 대표팀 발탁에 대해 "확률은 50대50이다. 당연히 진행 상황을 봐야 한다. 상황을 말하기는 그렇고 회복 경과 빠를 수도 있고 더딜 수도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남은 ACL 16강 2차전과 K리그1 14라운드, 해외 리그에서 부상자가 더 나오지 않기를 바라야 하는 신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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