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정말 춥네요." "꼭 시범경기를 치르는 것 같습니다."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는 롯데의 안방인 사직구장에서 주말 3연전을 치렀다.
그런데 전날(5일) 비가 내린 뒤부터 수은주가 뚝 떨어졌다. 비가 그치고 다시 맑아졌지만 기온이 내려간 것도 모자라 바람까지 강하게 불었다.
조원우 롯데 감독과 류중일 LG 감독은 3연전을 치르는 동안 "날씨가 추워져 선수 부상이 걱정된다"고 여러 번 말했다. 7일 경기를 앞두고는 강풍 때문에 보기 드문 장면도 나왔다.
무거운 타격 케이지가 바람으로 밀려나는 바람에 롯데 선수들은 타격 연습을 잠시 멈춰야할 정도였다. '꽃샘추위'로 가장 영향을 받은 것은 양팀 선발투수다.
3연전 첫 날인 6일 롯데 선발 펠릭스 듀브론트(31)와 7일 LG 선발인 차우찬(31)이 그랬다. 조 감독은 7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듀브런트가 날씨가 추워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한 것 같다"며 "투구에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듀브론트는 올 시즌 개막 후 3번째 선발 등판에서도 실망스러운 투구 내용을 보였다. 그는 LG 타선을 맞아 2.2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7실점으로 무너졌다. LG는 이날 롯데에 14-6으로 이겼고 듀브론트는 패전투수가 되면서 시즌 2패째를 당했다.
조 감독은 "구속도 그렇지만 제구가 잘 안됐다"고 안타까워했다. 듀브론트는 마운드에 있는 동안 볼넷 4개를 내줬다. 하지만 듀브론트는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때 날씨가 좋지 않은 보스턴 레드삭스에서도 뛴 경험이 있다.
다음날인 7일에는 차우찬이 마음먹은대로 공을 뿌리지 못했다. 그는 롯데 타선을 상대로 4이닝 동안 8피안타(2피홈런) 6실점했다. 롯데는 전날 패배를 설욕하며 LG에 7-2로 이겼고 3연패도 끊었다.
류 감독은 8일 경기에 앞서 "(차)우찬이가 날씨가 추워 제대로 공을 던지지 못했다고 하더라"며 "몸에서 열이 올라와야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찬이가 투수코치에게 '직구 구속이 잘 안올라 오더라'고 말했다. 아무래도 추운 날씨다 보니 투구하기에 힘이 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우찬도 제구에 애를 먹었다. 그는 볼넷 4개를 내줬고 투구수도 늘어났다. 차우찬은 4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101구를 던졌다.
투수는 다른 포지션과 달리 외부 요인에 민감한 편이다. 기온·풍속·습도 등 여러 기상 조건 등은 투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동갑내기이저 같은 좌완인 듀브론트와 차우찬은 때늦은 꽃샘추위에 호되게 당한 셈이다.
양팀 사령탑은 경기 결과를 떠나 "어서 기온이 오르고 날씨가 풀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두팀의 주말 3연전에서는 LG가 웃었다. 1승 1패로 팽팽하게 맞섰던 8일 경기에서 LG는 롯데에 4-2로 승리를 거두며 2승 1패로 위닝시리즈 달성에 성공했다. LG는 5승 8패가 되며 삼성 라이온즈와 공동 8위를 유지했고 롯데는 2승 11패로 여전히 최하위(10위)에 머물렀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