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동현 기자] "공을 더 잘 고르려고 하나봐요(한용덕 한화 이글스 감독)."
8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KT 위즈와 원정경기에 앞서 한용덕(53) 감독은 취재진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평소 안경을 잘 착용하지 않는 이성열(34)이 안경을 쓰고 나왔기 때문.
그러나 그는 이내 "이성열이 100% 좋아졌다"면서 "이날 경기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시킨다"고 말했다.
이성열은 이날 경기가 1군 첫 등록이었다. 지난달 14일 넥센 히어로즈와 시범경기 도중 넥센 투수 조상우의 공에 오른쪽 종아리를 맞아 그대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당연히 개막전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그가 빠진 사이 팀은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4승7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타율은 2할7푼5리로 리그 7번째로 좋지 못했다. 제라드 호잉과 송광민, 이용규가 높은 타율을 유지했지만 좀처럼 다른 선수들이 터지지 않았다. 설상가상 김태균은 손목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해결사가 절실한 타이밍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성열은 한 감독의 말대로 공을 제대로 보고 맹타를 휘둘렀다. 그는 이날 경기에서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 5타점 1볼넷을 기록하면서 팀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해냈다.
특히 0-6으로 끌려가던 4회초 KT 위즈의 토종 에이스인 고영표를 상대로 시즌 1호 3점 홈런을 터뜨린 것은 물론 연장 10회초에도 귀중한 안타를 쳐내면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러한 맹활약 속 한화는 6점의 점수차를 뒤집고 12-8의 짜릿한 역전승리를 따냈다.
경기가 끝난 후 그는 "첫 타석엔 정말 신인 때처럼 긴장을 했는데 긴장이 풀린 두 번째부터 좋은 결과가 나왔다. 주자들이 있을때 집중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말했다.
한 감독의 말대로 공이 잘 보인 게 안경을 착용한 효과였을까. 그는 "공이 잘 보인다기보다는 심리적으로 편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어느정도 효과를 봤다는 이야기였다.
그는 "눈이 자꾸 피곤했다. 눈이 힘들어해서 검사를 받아봤는데 난시가 있더라. 그래서 안경을 착용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결과적으론 운이 좋아서 그런 것"이라면서 겸손해했다.
물론 목표는 확실하다.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팀을 위한 것이다. 그는 "개인적인 목표가 딱히 있겠느냐. 이제 한 경기를 했다"면서 "팀이 한 단계 더 올라가는데 일조하는 게 최우선이다. 오늘을 계기로 더 열심히 한다면 좋은 팀이 되고 또 강한 팀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안경을 쓴 그가 휘두르는 불방망이는 한화 타선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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