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가왕' 조용필과 이선희의 열창부터 레드벨벳의 신나는 댄스곡까지, 평양에 울려퍼졌다. 음악의 색깔은 달랐지만 평화를 바라는 마음은 같았다.
5일 오후 KBS와 MBC, SBS는 지난 1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봄이 온다' 공연을 녹화 중계했다.
이날 공연에는 '가왕' 조용필을 비롯해 이선희, 최진희, 윤도현, 백지영, 레드벨벳, 정인, 서현, 알리, 강산에, 김광민 등 총 11팀이 공연을 펼쳤으며, 북한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이날 공연은 정인이 '오르막길'을 부르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어 무대에 오른 알리는 '펑펑'를 열창한 후 "평양에서 공연한다는 사실만으로 감격스러운데 이렇게 큰 박수로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알리와 정인은 '얼굴'을 함께 불러 다시 한번 박수를 받았다.
두 사람의 노래 후 무대에 오른 진행자 서현은 "이번 공연이 우리 남과 북이 하나라는 것을 느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며 무대에 오른 소감을 전했다.
서현은 "지난번 남한에서 열린 평창 동계 올림픽을 위해 왔던 북측 예술단과 함께 노래를 했다. 다음에는 북에서 만나자고 했던 지난 겨울의 약속을 이 봄에 지킬 수 있어서 얼마나 따뜻한지 모른다. 남과 북의 사이에 새로운 희망이 피어나는 것 같다"라며 "지난번 평양 북측 공연단의 공연에 받은 감동을 보답하는 선물이라고 생각해 달라"고 공연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이어 백지영과 강산에, YB의 무대가 이어졌다. 백지영은 북한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총맞은 것처럼'과 '잊지 말아요'를 열창했다. 아버지가 함경남도 출신인 실향민 2세인 가수 강산에는 '라구요' 무대로 감동을 자아낸 뒤 "감사하다. 환대를 많이 받았다. 감격스러운 날이다. 앞으로도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윤도현은 록버전으로 편곡한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를 포함해 '나는 나비' '1178' 등을 불렀다. 윤도현은 "16년 만에 평양에 다시 오게 됐다. 다시 오게될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라고 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특히 '1178'을 소개하며 "남한과 북한의 직선거리 1178km라고 한다. 우리가 하나였던 땨를 떠올리며 만든 노래다. 우리 다음 세대에게는 평화의 한반도를 물려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유일한 아이돌 그룹이었던 레드벨벳은 댄스곡 '빨간맛'을 선보여 박수를 받았다. 무대를 마친 레드벨벳은 "레드벨벳이라는 이름이 생소할 수 있는데 강렬함을 뜻하는 레드와 부드러운 벨벳이 합해져서 다양한 노래와 춤을 보여주겠다는 팀 이름이다"고 소개한 뒤 "오늘 이 무대를 시작으로 여러분들과 만날 기회가 많아지면 좋겠다. 이 무대에 설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다"고 말했다.
북한을 재방문한 가수 최진희와 이선희, 조용필 등의 품격 있는 무대는 북한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최진희는 '사랑의 미로'와 김정은 위원장이 특별히 요청한 현이와 덕이의 '뒤늦은 후회를 불렀다. 그는 "평양 공연이 네 번째다. 2002년도에 오고 지금 또 왔는데 정말 많이 오고 싶었다. 제 평생 소중한 기억이 될 공연이었다. 이번엔 느낌이 다르다. 남과 북, 북과 남에서 제 노래를 사랑해주는데 하나의 마음으로, 하나의 민족이라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선희는 'J에게'와 '알고싶어요', '아름다운 강산'을 열창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폭발적인 무대에 객석에서 환호가 터지기도 했다. 이선희는 "평양 공연이 제 가슴에 소중한 보물처럼 남아있었다. 얼마 전 북측 예술단이 서울에서 공연할 때 'J에게'를 불러주셔서 감동이었다. 정말 이 공연이 이 순간으로 끝나지 않고 남측, 북측 모두에게 봄이 와서 더 많은 교류와 미래를 위해서 함께 했으면 한다. 그 때마다 불러주신다면 좋은 노래 불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가왕' 조용필은 감기로 인한 컨디션 저조에도 '꿈'과 '단발머리' '여행을 떠나요' 등의 무대를 연달아 소화해 호응을 이끌어냈다. 조용필은 "2005년도, 13년 전에 평양에 와서 공연을 했다. 많은 관객들이 제 음악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교감했다. 오늘 더 즐겁고 신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용필의 무대가 끝나고 가수 서현이 북측 인기가요인 '푸른 버드나무'를 불렀다. 노래가 시작되자 객석에서는 박수와 함께 함성이 쏟아졌으며, 손을 흔드는 관객도 눈길을 끌었다. 서현은 "'푸른버드나무' 원곡 가수가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박수를 크게 쳐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서현은 "남한에서 열린 북측 공연에 제가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다. 서로 안아주기도 하고, 손도 꼭 잡고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이었던 것 같다. 오늘 공연을 보면서 봄이 왔다는 것을 느끼셨나요"라며 "추운 겨울을 견뎌야 봄이 감사하게 느껴지듯이, 이제는 따뜻한 봄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오지 않았나 싶다. 소중한 봄 같은 시간을 자주 만들어가길 절실해졌다"는 말로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남측 가수들은 조용필의 '친구여'와 '다시 만납시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하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평양에서 평화를 이야기 하고 희망을 노래한, 뜨거운 두 시간이었다.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은 기립 박수를 쳤고, 객석에서 무대를 지켜본 김정은 위원장도 가수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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