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스타는 분위기를 180도 바꾸는 능력이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 레알 마드리드)가 그랬다. 기량이 다소 저하됐다는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호날두는 4일 오전(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의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1차전 유벤투스(이탈리아)와 원정 경기에 카림 벤제마와 투톱으로 나섰다.
올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던 호날두다. 최소 두 경기에 한 골씩을 넣던 호날두였지만 위력이 반감됐다. 일관된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와 비교, 지는 태양이라는 스페인 내부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호날두는 뒷심이 강했다. 2월부터 폭발적인 골 감각을 과시했다. 11일 레알 소시에다드전 해트트릭을 시작으로 UCL, 프리메라리가 모든 경기에서 골을 터뜨렸다. 국가대표 경기를 제외하고 총 9경기에서 17골을 넣었다. 거의 경기당 2골을 넣은 셈이다.
유벤투스전에서도 마찬가지, 호날두는 레알이 경기 주도권을 갖고 가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반 3분 이스코가 왼쪽 측면에서 연결한 볼을 골지역 중앙에서 왼쪽으로 나오면서 수비의 방어를 무색하게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최고의 수문장이라는 잔루이지 부폰도 호날두의 움직임에 완벽하게 속았다.
이 골로 호날두는 UCL 10경기 연속 점을 이어갔다. 지난 시즌 UCL 유벤투스와 결승전부터 한 경기도 빼놓지 않고 골을 넣었다.
후반에도 호날두의 활약이 돋보였다. 특히 19분 다니 카르바할이 오른쪽에서 가로지르기를 시도하자 누구도 예상 못 했던 오버헤드킥으로 골망을 갈랐다. 부폰이 몸을 날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관중석에서는 유벤투스 홈 팬들의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경기 전체를 완벽하게 지배했다는 이야기다.
27분에는 절묘한 2대1 패스로 마르셀루의 득점까지 도왔다. 마르셀루의 동선을 보며 수비 사이로 편하게 침투 패스를 연결했다. 이기적이면서 이타적인 완벽한 공격수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미 분위기는 레알로 기울어졌다.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유벤투스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0-2 상황에서도 동점을 만드는 것이 가능했다고 생각했지만, 3실점을 한 뒤에는 만회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호날두의 결정력을 칭찬하며 "UCL 4강 진출은 거의 어려워졌다고 본다"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부폰도 "호날두는 평소의 모습을 보여줬을 뿐이다"며 적이지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호날두는 UCL 14골로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권과는 무려 6골 차이다. 4강 진출이 높은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득점 기록을 계속 늘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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