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 명단 직전 마지막 A매치가 다가왔습니다. 한국은 28일 오전(한국시간) 폴란드 호주프의 실레시안 스타디움에서 평가전을 치릅니다.
양 팀을 감싸는 기류는 다르면서도 비슷합니다. 폴란드는 국제축구연맹(FIFA) 6위, 한국은 59위입니다. 무려 53위 차이나 납니다.
그런데 폴란드 대표팀에 대한 불만이 조금씩 끓어 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 10월 월드컵 유럽 예선을 본선 통과한 뒤 세 번의 평가전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2무 1패를 거둔 것을 두고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에 대한 지원이 너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이 첫 번째입니다. 레반도프스키는 16골을 넣으며 폴란드가 E조에서 8승1무1패, 승점 25점을 기록하며 1위로 본선에 오르는 데 기여했습니다. 덴마크, 몬테네그로, 루마니아, 아르메니아, 카자흐스탄 등 꽤 깐깐한 상대들에게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었죠.
막상 예선을 통과하고 A매치에서 우루과이와 0-0으로 비긴 뒤 멕시코에 0-1로 패하고 지난 24일 나이지리아에도 숱한 골 기회를 얻고도 무득점에 그치며 0-1로 패하자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레반도프스키의 도우미가 어디에 있느냐는 겁니다. 게다가 3경기 모두 바르샤바, 그단스크 등 홈에서 치렀기 때문에 비판이 컸습니다.
한국전은 폴란드에도 중요한 일전입니다. 폴란드는 월드컵에서 세네갈, 콜롬비아, 일본과 묶여 있습니다. 한국은 가상의 일본입니다. 아담 나바우카 감독은 "이번 경기가 흥미롭고 중요하다. 일본과는 다른 스타일이면서도 비슷하다고 본다"며 경기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일본 취재진은 레반도프스키의 존재감이 팀에 얼마나 영향력을 끼치는지 알아내려는 모습이었습니다. 구심점이 없이 돌아가는 일본과 달리 폴란드는 레반도프스키가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을 이끌고 있으니까요.
나바우카 감독은 "레반도프스키가 훌륭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 것이다. 뛰어나 개인이지만, 팀을 위해 노력한다. 정신적인 면에서도 모든 선수를 이끈다. 대표팀에는 중요한 인물이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한국은 레반도프스키를 봉쇄해야 합니다. 가상의 독일인 폴란드의 피지컬을 극복하면서 확실한 골잡이 레반도프스키를 막는 것이 지상 과제입니다. 북아일랜드전에서 단순한 상대의 공격 방법에 휘말리며 1-2로 역전패, 자존심 회복이 중요한 상황입니다. 레반도프스키의 막힌 골을 뻥 뚫어주지 말아야 하는 겁니다.
감독 개인에 대한 의미도 부여하더군요. 호주프 인근 40분 거리 크라코프 출신인 나바우카 감독은 1970년대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실레시안 스타디움을 누볐다고 합니다. 당시 경기장은 9만석 규모였다고 합니다. 현재는 리모델링을 통해 5만5천석으로 줄었다고 하네요.
2008~2009 시즌 경기장 인근 GKS 카토비체 팀을 지휘했습니다. 나름대로 의미가 깊은 곳에서 승리로 반전을 꾀하고 싶은 것은 당연한 마음이겠죠. 폴란드 취재진도 이런 부분을 강조하더군요. 나바우카 감독은 "좋은 환경과 분위기에서 경기가 진행되리라 본다. 이런 분위기가 폴란드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승리를 기대하더군요.
부상에서 복귀해 나이지리아전에 교체로 나섰던 측면 공격수 아르카디우스 밀리크(나폴리)는 레반도프스키의 조력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전도 긴 시간 소화는 어렵지만, 자로즈오이 카토비체 유스팀 출신으로 대표팀이 되어 돌아왔으니 역시 '화려한 귀환'을 꿈꾸겠죠.
밀리크는 "고향이 호주프 인근 티히다. 젊은 시절을 카토비체에서 보냈다. 실레시안 스타디움 근처에서 많이 경기에 나섰다. 이번에도 나서고 싶다"고 하더군요.
한국은 유럽 원정 면역력을 키우고 스웨덴, 독일전에 대비하기 위해 북아일랜드, 폴란드와 2연전을 선택했습니다. 북아일랜드에는 1-2로 졌습니다. 9년 만에 재개장하는 경기장에서 고향으로 귀환하는 감독과 선수, 골잡이의 침묵을 깨는 것까지 한 번에 푸는 것이 폴란드의 과제입니다. 5만5천 관중의 지원 사격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게 준비됐습니다.
폴란드 스포츠 채널 TVP에서도 레반도프스키를 집중 조명하며 한국전 골 사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2011년 레반도프스키가 한국 원정에서 골을 넣은 장면을 붙여 의미를 부여하더군요.
신태용호는 월드컵 수준의 원정 분위기를 극복하고 원하는 목적 달성을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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