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예상보다 훨씬 좋은 성적이었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전망을 밝힌 여자 피겨스케이팅을 두고 나오는 평가다.
'포스트 김연아' 최다빈(18)과 '김연아 키즈' 김하늘(16)이 23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각각 7위와 13위를 차지했다.
최다빈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공인 최고점을 경신했다. 쇼트프로그램 67.77점(기술 점수(TES) 37.54점, 예술 점수(PCS) 30.23점)을, 프리스케이팅 131.49점(TES 68.74점, PCS 62.75점)을 받아 총점 199.26점으로 7위를 차지했다.
김연아 이후 최고 순위와 최고점이다. 김연아는 2010 밴쿠버 대회에서 당시 역대 최고점인 228.56점(쇼트 78.50점, 프리 150.06점)을 기록했다. 2014 소치 대회에서는 219.11점(쇼트 74.92점, 프리 144.19점)으로 2위였다.
김연아를 제외하면 곽민정이 밴쿠버에서 155.53점(쇼트 53.16점, 프리 102.37점)을 받아 13위에 올랐다. 2014 소치에서는 김해진이 149.48점(쇼트 54.37점, 프리 95.11점)으로 16위, 박소연이 142.97점(쇼트 49.14점, 프리 93.83점)으로 21위였다.
채점 기준이 김연아 은퇴 이후 조금 유연하게 달라졌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최다빈이 기록한 점수는 분명 김연아 다음으로 가장 좋다. 쇼트, 프리, 총점 모두 최고점이다. 최다빈은 "10위권 안에 들지 못할 것 같아서 내 연기만 했는데 10위 안에 들어서 정말 행복하다"며 자신감을 얻었음을 강조했다.
김하늘도 175.51점(쇼트 54.33점, 프리 121.38점)을 받았다. 자신의 역대 최고점이다. 일부에서 쇼트 통과를 걱정했지만, 김하늘은 과감한 점프로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김하늘도 "베이징까지 경쟁하겠다"고 선언했다.
물론 점프 높이나 속도 면에서 금메달 알리나 자기토바(OAR, 239.57점), 은메달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OAR, 238.26점), 동메달 케이틀린 오스먼드(캐나다, 231.02점)와는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고배점 점프 조합이 적고 스파이럴이나 스핀 소화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부분도 있다.
자기토바나, 메드베데바, 오스먼더는 프리의 경우 가산점 10%가 붙는 2분 뒤 구간에서 점프를 집중 배치했다. 단독 점프나 연결 점프로 수행점수(GOE)를 쓸어 담았다. 2022 베이징올림픽 욕심을 내기에 충분한 최다빈이나 김하늘이 새겨봐야 할 부분이다.
그래도 최다빈과 김하늘의 호성적은 향후 4년 동안 인재풀이 넓어지는 효과로 이어진다. 최다빈은 김해진, 김나현, 박소연 등을 뚫고 등장했다. 세 명이 부상 등으로 주춤하는 사이 최다빈은 개인사를 극복하며 3차례의 선발전을 거치며 올림픽에 왔고 꼼꼼한 프로그램 구성으로 개인 최고점을 수확했다.
김하늘은 작은 신장(149㎝)을 극복하기 위해 힘을 키워 동작을 크게 하며 주목받았다. 일부에서 빙상연맹의 후한 채점에 혜택을 받아 선발된 것 아니냐는 시샘도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편견이었다. 김하늘 스스로 정면 돌파를 선언했고 올림픽 활약으로 보기 좋게 날려 버렸다.
이들 아랫세대, 소위 '김연아 키즈'로 불리는 임은수(14), 유영(13), 김예림(14)이 4년 내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다면 베이징 경쟁은 그야말로 피를 말리는 승부가 될 전망이다. 특히 유영의 경우 국가대표 나이 제한 규정으로 승선하지 못했다.
올림픽 출전권은 세계선수권에서 1, 2위를 하면 3장씩, 3~10위는 2장씩 받는다. 11~10위 중 같은 국가의 선수가 중복되면 10위 밖의 선수가 1장을 순위에 따라 받는다. 세계선수권에 나서려면 그랑프리 시리즈를 차분하게 거치며 실력을 쌓아야 한다. 또, 출전해서 2장 내지는 3장 수확이 가능한 모습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의 경우 미야하라 사코토가 4위로 메달권에 근접했었고 사카모토 가오리가 6위를 차지했다. 치열한 내부 경쟁과 그랑프리 시리즈를 거친 결과다. 본격적으로 차세대 3인방이 시니어 무대에 올라오는 시기가 도래하면 최다빈, 김하늘, 김나현, 안소현 등 기존 차원들과 소리 없는 전쟁이 예상된다. 한국 여자 피겨에 자신감과 경쟁력 향상이라는 큰 복을 내려준 평창 올림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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