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0.01초 차이를 가른 것은) 짧은 다리입니다."
'깜짝' 은메달을 획득한 차민규(25, 동두천시청)의 마음은 담담함과 재치가 섞여 있었다.
차민규는 19일 강원도 강릉 오벌(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34초42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부상으로 선발전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차민규는 한풀이에 성공했다.
얼떨떨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취재진과 만난 차민규는 "은메달을 얻었는데 정신이 없다. 아직도 실감 나지 않는다. 생각했던 기록보다 조금 더 빨랐다"며 놀란 가슴을 진정하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올림픽 기록을 세우며 들어왔던 차민규지만 곧바로 호바르 로렌첸(노르웨이)이 34초41, 0.01초 차이로 금메달을 가져갔다. 차민규는 "제 능력에서는 좋았다. 마지막 100m가 아쉬웠을 뿐이다"고 말했다.
코너에서의 속도 제어는 일품이다. 차민규는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트로 전향했다. 예전 경험이 좋지 않았나 싶다"고 분석했다. 이어 "직선을 좋아지게 하려고 직선 훈련만 집중했다"며 폭발적인 스피드가 나온 이유를 설명했다.
은메달 획득까지는 3개 조의 결과를 기다려야 했다. 차민규는 "그냥 다른 선수들이 실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간절히 기도했던 것 같다"며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기록을 세운 뒤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차민규는 "다음조에서 0.01초로 내 기록이 깨졌다. 일단 순위가 바뀌고 매우 아쉽더라. 그래도 원래 목표가 순위권이었다. 그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0.01초의 차이가 갈린 것에 대해서는 "짧은 다리 때문이다"며 재치있게 답했다.
1500m 김민석의 동메달은 자극제였다. 그는 "김민석이 동메달을 딴 것을 보고 자극받았다. 아쉽게 0.01초 차이로 2위를 했다. 다음 시즌에는 철저히 준비해서 실수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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