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어머니 아버지가 가장 많이 보고 싶네요."
'남자 김연아'로 불리는 차준환(17, 휘문고)이 올림픽 데뷔전을 마쳤다. 기대했던 쿼드러플(4회전) 살코 점프가 기능 고장을 일으켰지만, 전체적으로는 무난했다. 쇼트프로그램, 프리스케이팅, 총점 모두 개인 최고점을 경신하며 다음 시즌과 2022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차준환은 17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65.16점(기술 점수(TES) 84.94점, 예술 점수(PCS) 81.22점, 감점 -1점)을 받았다.
전날(16일) 쇼트프로그램에서 83.43점(TES) 43.79점, PCS 39.64점)을 받았던 차준환은 총점 248.59점으로 지난해 3월 대만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세운 개인 최고점 242.45점(ISU 공인)을 경신했다. 쇼트와 프리도 마찬가지다.
차준환은 쿼드러플 살코에서 넘어지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남은 연기는 대부분은 충실하게 수행했다. 스텝 시퀀스는 레벨4로 처리하는 등 부분 연기도 나쁘지 않았다.
그는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마무리했다. 경기 전 긴장됐지만 온 국민과 경기장을 찾은 팬들이 오셔서 응원해줬는데 그게 컸다. 긴장감이 사라졌다. 넘어지는 실수가 있었지만, 어제(16일) 쇼트 끝나고 언급한 대로 벌떡 일어나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올림픽을 제대로 즐겼을까. 차준환은 "몸을 풀기 전 관중들에게 인사하는데 그 전까지 긴장됐다. 인사 후 팬들 환호해주시더라. 이상하게 많이 도움 되더라. 떨릴 것 같았는데 말이다. 그룹 5번째 출전이라 스케이트를 벗다가 다시 신고 들어왔다. 일부러 웃은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웃음이 나왔다"며 편안하게 나섰음을 전했다.
처음 경험했던 올림픽은 새로움의 연속이었다. 그는 "지난해와 올해까지 힘든 일이 많았다. 늘 어머니가 옆에 계셔서 도움이 됐다. 아무래도 이제 어머니와 같이 있게 되면 마찰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혼나면 짜증 나서 꽁하는 느낌도 있다. 오늘은 경기 전 오전 공식 연습을 위해 이른 시간에 탔는데 잘 풀리지 않았다"며 어머니의 존재가 컸음을 전했다.
이어 "어머니 대신 아버지와 통화하는 동안 약간의 투정을 부렸다. 눈물이 나더라. 식사 시간에 통화하고 버스 타고 혼자 경기장에 오는데도 눈물이 나더라. 몸을 푸는데도 눈물이 났다. 계속 이러면 안 되는데 말이다. 어머니, 아버지가 도와줘서 감사하고 미안함도 컸다. 지금은 어머니, 아버지가 가장 보고 싶다"고 말했다. 어머니와는 직접 만난다며 웃었다.
올림픽은 차준환의 피겨 인생에 있어 큰 경험이다. 그는 "첫 시니어 시즌이었는데 정말 힘든 일이 많아서 잊기 어려울 것 같다. 이제는 그런 일들이 모두 사라졌다. 팬들도 응원을 많이 해주니 힘이 나더라. 울컥했다. 시니어 첫해다. 차근차근 부상 관리를 잘해서 건강하게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쿼드러플 점프도 더 연마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지난 시즌 잘 뛰었던 점프다. 올 시즌 부상 중에서도 최대한 컨디션을 끌어 올렸는데 약간 실패가 있었던 것 같다. 속상했다. 훈련 시 제대로 뛰고 경기에서 제대로 못 해서 속상하다. 올림픽 기간에 조금 쉬면서 점프를 시도했고 오락가락했다. 오늘 경기 전에는 한 번에 뛰었다. 조금 안심하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나섰는데 아쉽다. 그래도 관중의 응원으로 잘했다"며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2022 베이징 올림픽까지는 부단한 정진을 예고했다. 그는 "다른 선수들은 쿼드러플을 여러 가지로 구성해 나섰다. 다만, 그들은 시니어를 여러 해 소화했을 뿐이다. 나는 이제 1년 차다. 쿼드러플 점프 종류가 많은데 트리플 점프를 많이 시도하면서 느낌이 좋은 것으로 천천히 연습하겠다"고 숨 고르며 점프를 익히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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