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며 V리그 코트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하지만 연속 우승이 연속 정규리그 최하위로 돌아올 줄은 몰랐다.
남자프로배구 OK저축은행이 힘든 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디펜딩챔피언'으로 맞은 지난 시즌 OK저축은행은 자존심을 구겼다. 챔피언결정전 우승팀이 리그 최하위(7위)로 떨어졌다.
시작부터 꼬였다. 외국인선수 드래프트로 선발한 세페다(쿠바)는 자국 국가대표팀 원정길에서 사고를 챴고 결국 V리그 코트를 밟지 못했다. 여기에 우승 주역인 송명근·송희채·이민규 등은 돌아가며 다쳤다.
OK저축은행의 지난 시즌 상황은 이보다 더 나쁠 수 없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평가는 달랐다. 시즌 아웃이 걱정될 정도로 크게 다친 선수도 없었고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는 1순위 지명권을 행사했다.
시즌 초반 주춤했으나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곧 앞으로 치고 나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초반부터 엇박자가 났고 OK저축은행은 올 시즌도 여전히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시즌 연속 꼴찌라는 성적표를 손에 쥘 위기다. 이런 가운데 그나마 소득이 있다. 오프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OK저축은행으로 온 김요한과 외국인선수를 대신해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로 나오고 있는 조재성이 그렇다.
김요한은 지난 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홈 경기에서 2블로킹을 포함해 9점을 올렸다. 소속팀이 패해 8연패애 빠져 빛이 바랬지만 김요한은 최근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김)요한이는 최근 페이스를 많이 끌어올렸다. 컨디션도 괜찮다. 연패로 팀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한 가지 분명한 수확"이라고 말했다.
김요한은 OK저축은행으로 온 뒤 포지션을 바꿨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나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로 주로 뛰었지만 이적 후 미들 블로커(센터)로 이동했다.
김 감독은 "시즌 초반과 비교해 센터로 잘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요한의 변신은 팀 전력에 분명한 기대치로 작용할 수 있다.
조재성은 외국인선수 마르코(포르투갈)의 부진으로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김 감독은 조재성에 대한 평가를 상대적으로 박하게 내리고 있다.
김 감독은 현역 선수 시절 한국배구를 넘어 아시아 그리고 국제무대에서도 이름을 알린 라이트 공격수 출신이다. '월드스타'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것은 아니다.
김 감독은 "내가 해당 포지션에서 뛰어봐서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라이트로서 해줘야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며 "(조)재성이가 세트된 플레이에서는 강점이 있지만 냉정히 얘기해서 블로킹과 2단 연결(보통 리시브가 잘 이뤄지지 않고 네트쪽으로 붙어 올라오는 공을 의미한다) 처리에서 부족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조재성에게는 미래가 있다. 조커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성적만 놓고 계속 낙담만 할 이유는 없다. 연패를 당하는 중에도 건질 것은 분명히 있기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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