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쓴 만큼 성과도 따른다. 전북 현대를 두고 하는 말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다수 구성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2일 2017년 K리그 클래식 11개 구단, 챌린지 9개 구단(군팀 상주 상무, 아산 무궁화 제외)의 선수 기본급연액 및 수당(출전수당, 승리수당, 무승부수당, 기타수당(출전성과, 포인트))을 더한 연봉을 산출해 공개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은 선수 연봉 순위다. 국내 선수 최고 연봉 1~5위 모두 전북이 휩쓸었다. 김신욱(15억4천만원), 김진수(14억6천만원), 신형민(11억1천만원), 이동국(9억9천56만원), 이재성(8억4천450만원) 순이다.
외국인 선수 최고 연봉도 1~5위에 전북 에두(14억1천6백만원), FC서울 데얀(13억4천5백만원), 전북 로페즈(10억1천2백만원), 수원 삼성 산토스(8억3천370만원), 수원 조나탄(7억50만원) 순이다. 공개된 순위만 놓고 본다면 국내외 선수 연봉 상위10명 중 7명이 전북 선수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국내 선수 최고 연봉 1~5위에 김신욱(14억6천846만원), 전북 김보경(10억860만원), 이동국(8억6천726만원), 제주 이근호(8억6천190만원), 수원 염기훈(7억3천750만원) 순이다. 외국인 선수 최고 연봉 1~5위도 전북 레오나르도(17억346만원), 서울 데얀(14억원), 에두(10억1천850만원), 로페즈(8억9천678만원), 산토스(8억5천130만원) 순이다.
김보경(가시와 레이솔)과 레오나르도(알자지라)가 떠난 자리를 군에서 호펜하임(독일)에서 영입한 김진수와 군에서 복귀한 신형민에 그대로 투자했다. 이들은 우승 길목에 측면과 중앙에서 확실하게 기여했다.
전북은 최근 5년 동안 33~37명 사이의 선수단을 유지하면서 성과에 따른 연봉 인상분을 확실하게 올렸다. 올해 총 156억6천197만2천원을 선수 연봉에 지출했다. 2013년 81억2천903만5천원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인상 요인은 충분했다. 2014, 2015년 K리그 클래식 우승을 차지했고 2016년에는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정상에 올랐다. 성과를 낸 그대로 보상을 한 셈이다.
FC서울도 일정 수준을 유지했다. 2013년 56억2천96만원에서 올해 93억8천694만7천원으로 지출을 늘렸다. 2015년에 75억3천829만5천원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다시 늘었다. 선수단도 클래식 우승으로 보답했다.
반면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모기업이 이관된 수원 삼성은 2013년 90억6천742만3천원에서 올해 78억5천929만3천으로 줄었다. 감액이 속도가 더 빨라졌다. 씀씀이를 줄이면서 성적만 내기를 바랐던 기형적인 구조가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2014~2015년 내리 클래식 2위를 차지하고 지난해 FA컵 우승을 했음에도 아끼기에만 골몰했다. 투자 대비 성적 자체가 놀라운 셈이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수원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지난해 53억6천413만3천원에서 올해 81억7천901만3천원으로 뛰어올랐다. 리그 2위에 나 홀로 ACL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로 투자의 위력을 보여줬다.
물론 선수단 지출이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K리그는 그동안 전체 구단 운영비의 70~80%가 선수단 인건비가 차지하는 기형적인 구조였다. 인건비가 40~50% 수준을 유지해야 합리적인 구단 운영이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유럽 주요 구단들의 비율이 그렇다.
전북은 성과에 따른 수준을 유지하면서 합리적인 지출을 했다. 프로 세계에서 성적은 투자와 직결된다는 것을 결과로 보여준 셈이다. 타 구단이 줄이면서 전북의 씀씀이가 더 돋보였을 뿐이다.
무조건 줄이면서 성적을 내기 바라는 시대는 오래전에 지났다는 것을 재확인한 셈이다. 전북이 왜 1강인지를 수치로 증명했다. 동시에 1강의 존재로 인해 둔화하는 K리그라는 안타까운 현실만 확인했다. 일본, 중국, 호주, 태국 등의 강력한 도전에 감정과 투지로만 버티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전북처럼은 아니더라도 투자해야 산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 K리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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