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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암동' 이준영 "나 때문에 망했단 소리 듣기 싫었다"(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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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안 자고 어떻게든 대본 외우려 노력"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그룹 유키스 멤버이자 배우 이준영은 tvN 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 수겸 학생과 비슷했고 동시에 달랐다. 며칠 뒤면 22살이 되는 1997년생 이준영은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지니고 있었고 나이에 비해 성숙했다. 아픈 과거를 밝힐 땐 한참을 고개 숙이며 말을 잇지 못했지만 이내 밝고 들뜬 모습으로 행복한 추억과 미래에 대해 이야기 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조이뉴스24가 이준영을 만났다. 이준영은 '부암동 복수자들' 종영 뒤 KBS 오디션 프로그램 '더유닛' 촬영과 합숙생활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2시간밖에 자지 못해 피곤한 기색이었지만 대기 시간에는 흘러나오는 곡에 맞춰 춤을 추는 등 현장을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이준영은 '부암동 복수자들'에서 복자클럽 4인방 중 유일한 남자이자 정혜(이요원 분)와 모자멤버, 이수겸 역할을 연기했다. 어느 날 갑자기 재벌가 안주인 정혜 앞에 남편(최병모 분) 혼외자로 나타난 수겸. 이들의 첫만남은 냉랭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의 상처를 가장 깊이 이해하는 독특한 모자 관계로 변한다.

이준영은 지난 2014년 유키스에 영입돼 꾸준히 활동해온 아이돌 그룹 멤버. 가장 먼저, 왜 가수에서 배우로 활동 영역을 넓혔는지 물었다. 그는 "가수는 뮤직비디오를 찍거나 음악방송에 가면 곡 컨셉에 맞춰 멋있게 보여야 한다. 그래서 연기가 어느 정도 필요한데 제가 하면 너무 어색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다른 멤버 형들은 30분 정도 촬영하고 끝난다면 저는 2시간 넘는 시간이 들었어요. 자존심이 센 편이라서 더 어렸던 그때는 형들한테 뭔가 지는 느낌이었죠. 그래서 거울을 보고 계속 연습했더니 시간이 조금씩 줄어들더라고요. 그게 너무 재밌고 '나도 할 수 있네'라는 자신감도 생겼죠. 그러다가 '내가 연기에 재능이 있는 거 아닐까?'라고 순간 생각이 들어서 '노력하면 되니까 해보자. 내가 여기에 감정 연기까지 하면 장난 없겠다' 이러면서 자신감 만빵이었죠.(웃음)"

하지만 막상 직접 뛰어들어보니 이준영은 연기하는 게 만만치 않다는 걸 깨달았다. 연기 경험이 없던 그는 혼자 연기 연습을 해 여러 차례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하지만 매번 고배를 마셔야 했다. 오디션을 통과해 몇몇 웹드라마에도 출연했지만 모두 합쳐 10초도 채 되지 않았다고 한다.

"마구잡이로 대본을 출력해서 연습했어요. 하지만 혼자 연습하니 잘 안 되더라고요. 당연히 매번 떨어졌죠. 그 당시엔 '왜 날 안 뽑을까' '이렇게 연습을 더 하면 잘할 수 있는데'라고 생각했어요. 현실을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하는데(웃음) 오기가 생겼죠. '계속 뽑힐 때까지 간다' 이렇게 생각하면서요. 그랬더니 단역이지만 웹드라마에 캐스팅됐고요. 그때 '와, 대박'이라고 몇 번을 말했는지 몰라요.(웃음)"

노력이 빛을 발해 결국 '부암동 복수자들' 오디션에 합격했다. 그때도 "대박"이라며 환호했지만 마냥 기뻐할 수는 없었다고 한다. 그는 "'가수가 연기를 하는 게 뭔가 배우 영역에 침범하는 게 아닐까'라고 염려했다. 혹시 안 좋게 생각하는 선배들이 있으면 '내가 더 잘해야지'라고 의지도 다졌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왜 했는지 모르겠다"고 웃으며 함께 출연한 배우들이 오히려 자신에게 마음 써준 것에 고마움을 거듭 전했다.

"감독님뿐 아니라 다른 선배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특히 이요원 누나는 예를 들어 '정혜를 바라볼 때 어떻게 생각하면서 바라볼 거야'라고 질문을 저한테 계속 해줬어요. 누나가 말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몰랐던 것 같아요. 그렇게 감독님과 요원 누나가 방향을 잡아주니까 연기도 달라졌고요. 또 제가 얼어있으면 요원 누나는 '내가 너 나이쯤에는 말도 못했어. 잘하고 있어'라고 격려해줬어요. (라)미란 누나, (최)병모 형님 모두 잘해주셨어요."

첫 연기에 제대로 도전한 이준영은 배우로서 느낀점이 많았다. 그는 "촬영 막바지 때는 쪽대본이었다. 적은 분량도 아니었다. 진짜 연기자들이 대단하다"며 "잠 안 자고 어떻게든 대본을 외우려 노력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마음이 불편했고 심지어 잠도 오지 않은 날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연기하는 내내 '열심히 해야겠다. 피해주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어요. 가수든 배우든 작품 활동을 하면 기록이 남는 거잖아요. 포털사이트에 '이준영'이라고 치면 '부암동 복수자들'이 뜰 거고 사람들이 그걸 보면서 '얘 때문에 드라마 망했어'라는 소리를 듣기 싫었어요. 그래서 제가 수겸이가 되려고 엄청 노력했어요. 처음엔 많이 겁 먹고 굳어 있었는데 후반부 가서는 좀 편해져서 괜찮았어요. 하지만 매번 연기를 못한 것 같아 속상했죠. 지금도 그래요. 첫 작품이니까 욕심도 많았던 것 같아요."

이준영은 연기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을 사투리로 꼽았다. 서울 출신인 데다 처음 경상도 사투리로 연기하는 게 만만치 않았던 것. 그는 "주위 친구들 중에 경상도 출신이 있어서 말투를 따라해보기도 했었다. 그래서 '사투리 대사는 괜찮겠지'했는데 아니었다"며 "대본에 '왜'라고 쓰며 연기가 사투리에 끌려가지 않으려 연습도 많이 했다. 하지만 억양을 신경쓰느라 대사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아쉬움이 크다"라고 토로했다.

'그나마' 만족한 것도 있었다. 이준영은 "수겸이 혼자 있을 때는 상처가 많아 보이고 싶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때는 남자다운 이미지로 보이고 싶었다"며 "그런 모습이 조금은 나온 것 같다. 100% 중 8~9% 정도"라고 박하게 평했다. 이어 수겸이를 본 시청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고 진지하게 밝혔다.

"수겸이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달리 상처를 껴안고 있는 아이예요. 그런 상황에서 누나 셋을 만나면서 행복함을 느끼죠. 수겸이와 같은 상처가 없더라도 뭔가 힘든 일을 겪으면 나중엔 행복한 일을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준영은 연기 욕심을 드러냈다. "수겸이는 실제 성격과 어느 정도 일치하는 점이 있었다. 그래서 연기하는 데 아주 조금은 수월했던 것 같다. 다음엔 내 성격과 완전 반대인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도전하고 싶다. 그래야 얻는 게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롤모델이 있냐는 질문에 눈을 빛내며 답했다.

"황정민·조진웅 선배들처럼 자연스러운 생활연기(?)를 하고 싶어요. 그런 느낌을 진짜 좋아해요. 특히 황정민 선배는 상대방과 대화를 하다가도 귀를 후비는 등 디테일한 모습을 연기로 하잖아요. 그런 게 너무나 자연스럽게 나오더라고요. 표현의 스펙트럼이 넓고 폭이 깊은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연기로 보는 사람에게 재미와 의미를 준다고 생각해요. 나중엔 더 성장한 모습을 꼭 보여드릴 거예요. "

한편 '부암동 복수자들'은 사적인 복수를 위해 만난 복자클럽 4인방이 공적인 정의 실현으로 향해가는 과정에서 다함께 소통하고 치유하며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사이다 복수극이다. 지난 10월11일 첫방송을 시작, 11월16일 종영했다. 마지막 회 시청률은 평균 6.3%(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hee0011@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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