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초롱이' 이영표의 축구대표팀 은퇴 이후 왼쪽 측면 수비는 확실한 주인을 찾지 못하고 허무하게 시간만 흘려보냈다. 다수의 왼쪽 측면 수비 자원들이 실험대에 올랐지만, 만족감을 주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두 명의 측면 수비 자원이 선의의 경쟁을 벌이며 신태용 감독을 웃게 하고 있다. 김민우(수원 삼성), 김진수(전북 현대)의 공존과 경쟁이 흥미진진하게 이어지고 있다.
김민우와 김진수는 16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 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일본전에 나란히 출전했다. 김민우가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겸 날개 공격수, 김진수가 왼쪽 측면 수비수(풀백) 겸 윙백으로 뛰며 4-1 승리를 이끌었다.
이들은 수비는 물론 공격 능력도 좋은 자원이다. 11월 콜롬비아전은 김진수, 세르비아전은 김민우가 선발로 나서 각자의 장점을 보여줬다.
신태용 감독은 E-1 챔피언십에서 이들의 공존을 모색했고 김진수 측면 수비수, 김민우 측면 공격수로 배치했다. 김민우의 경우 소속팀 수원 삼성이 올해 플랫3 수비를 시도하면서 윙백으로 뛰었다. 그러나 일본 사간 도스 시절이나 과거 연령별 대표팀에서는 측면 공격수로 뛰며 재미를 본 기억이 있다.
이를 인지하고 있는 신 감독은 이들의 경쟁심리를 활용했다. 중국, 북한전에서는 실험에 치중해 다소 부족한 부분도 있었지만, 일본전에서는 상호 보완을 제대로 보여줬다.
김진수가 공격 가담을 하면 김민우는 뒷공간을 메우는 역할을 했다. 김민우가 공격을 전개하면 김진수는 전진을 자제하며 후방 침투를 노렸다. 이런 과정에서 0-1로 지고 있던 전반 13분 김진수가 김신욱(전북 현대)의 골에 날카로운 가로지르기로 도움을 기록했다.
김신욱은 이들에 대해 "측면에서 서로의 특징을 알고 약속된 플레이를 하려고 했는데 제대로 됐다. 왼쪽에서 공격 시도가 많았는데 두 사람의 역할이 조화를 이뤘고 소득이 높았다"고 칭찬했다.
김민우도 "(김)진수와는 워낙 오래 알고 지낸 사이라 서로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김진수가 중앙으로 좁혀 들어오면 내가 뒤에서 상대의 침투를 막는다. 반대로 내가 공격을 위해 측면에서 중앙으로 들어오면 김진수가 뒤에서 상황을 지켜 보고 있다. 공간을 수호한다고 생각하니 공격에 더 적극적으로 가담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들의 활약은 향후 유럽파 합류 시 다양한 공격 옵션과 수비를 만드는 호재로 작용한다. 콜롬비아, 세르비아전에서 좌 이재성(전북 현대), 우 권창훈(디종FCO)으로 재미를 봤다.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김민우, 김진수의 존재는 측면 자원을 두껍게 만드는 효과로 이어짐과 동시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중앙 이동에 확신을 두게 된다.
둘의 경쟁은 내년 1월 전지훈련에도 계속된다. 변수는 김민우다. 군복무를 위해 상주 상무 실기 시험까지 봤다. 입대가 확정되고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나오면 정상 컨디션 회복에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최종 명단에 들기 위해 자기 노력에 매진해야 하는 김민우다.
김민우는 "중국, 북한전에서 많은 기회가 있었지만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월드컵을 앞두고 보완해야 한다. 상대 진영에서의 세밀한 패스 등 조직적인 부분을 갖춰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김)진수와는 서로 경기 출전 여부와 상관없이 대화를 많이 했다. 일본전에서 함께 나가면서 플레이에 대한 말을 많이 했다. 서로 되는 부분을 많이 이야기했다"고 했다. 협력으로 좋은 효과를 냈다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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