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뮤지컬 '명성황후', 연극 '날 보러와요' 등 수많은 히트작을 연출한 김광림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김광림 연출은 올 연말, 중국 현대극 '笨贼一箩筐(분적일라광)'의 번역 공연을 선보인다. 제목은 '핸드폰이 비밀을 지켜주나? 짐승처럼 살지말자!'(이하 핸드폰이 비밀을 지켜주나).
지난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경기고등학교에서 만난 김광림 연출은 "원작의 색깔을 최대한 살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리얼리티를 추구하기보다는 관객들이 연극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게 여러가지 장치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극 '핸드폰이 비밀을 지켜주나?'는 대만의 인기 만화를 기반으로 중국에서 선보인 연극을 한국화 과정을 거쳐 선보이는 작품.
사회주의 체제 내에 자본주의적 시장경제를 도입한 중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각기 다른 4가지 계층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판단하는 블랙 코미디 작품이다.
중국 작품을 선보이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당초 기획한 작품은 중국 부패상을 다룬 사회고발극 '려득수(驴得水)'. 2013년 중국 현대희곡대상 수상작이다. 하지만 한한령으로 인해 다른 작품으로 방향을 돌려야 했다.
김광림 연출은 "중국 현대극이 아주 많이 발전했다. 2000년 초반 접했던 중국 무대극은 고전적인 느낌이 강했다면, 지금은 컨템포러리화 되고 있다"라며 "20년 새 훌쩍 성장해 완전히 다른 세계가 된 느낌이다. 중국의 장구한 문학에서 깊은 영향을 받은 게 아닌가 싶다"라고 했다.
"중국의 현대 희극 번역은 처음이에요. 전체적인 걸개나 관습적인 부분, 언어 뉘앙스의 차이는 있지만 아주 수준 높은 코미디죠. 최대한 원작에 변화를 주지 않는 선에서 작품을 올리려고 합니다."
연극 '핸드폰이 비밀을 지켜주나?'는 경기고등학교 동문회인 화동연우회의 27번째 정기공연이다. 늘 국내 초연을 목표로 하는 화동연우회는 올해 문화적 미지국인 중국의 현대극을 국내에 번역해 선보인다. 대학로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중국어 자막 서비스도 구상 중이다.
김광림 연출은 "그간 다양한 서구 문화권 연극을 선보여왔지만 중국 현대극은 처음이다. 한국화 과정을 거친 만큼, 중국인과 한국인 모두 공감하고 이해하고 웃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광림 연출이 화동연우회 공연을 진두지휘 하는건 이번에 세번째다. 그에게 화동연우회는 어떤 의미일까.
그는 "일종의 의무이자 책임"이라며 "아마추어들과 함께 작업을 하는 것이 또다른 재미를 준다"고 했다.
"27년의 시간동안 프로덕션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 같아 기뻐요. 다른 일을 하면서도 연극을 계속 하려는 젊은 후배들이 생기고요. 앞으로도 오랜시간 함께 하면 좋겠어요."
연극 '핸드폰이 비밀을 지켜주나? 짐승처럼 살지말자!'는 김광림 연출이 진두지휘하고 그룹 클론(강원래, 구준엽)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해 신선하고 활기찬 분위기를 더한다. 12월22일부터 31일까지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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