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안방마님'이 된 강민호는 아직은 어색한 것처럼 새로운 유니폼과 모자를 연신 바라봤다.
그가 직접 언급한 했던대로 이제는 전 소속팀이 된 '롯데 자이언츠의 강민호'가 아직까지는 더 익숙하다. 그러나 강민호는 팀을 옮겼고 지난달 3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공식 입단식에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목표' 하나를 분명하게 밝혔다. 롯데 시절부터 소속팀 뿐 아니라 KBO리그를 대표하는 '공격형 포수'였다. 당연히 타율·홈런·타점 등 공격에 대해 얘기할 것 같았다.
하지만 강민호는 공격 보다는 포수 본연의 임무에 대해 말했다. 그는 "삼성의 젊은 투수들이 던지는 공을 어서 빨리 받아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타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홈구장이 유리하겠지만 반대의 경우도 생각해야한다"고 했다. 사직구장과 비교해 삼성라이온즈파크는 큰 타구가 좀 더 많이 나오는 편이다. 강민호는 투수들의 피홈런에 대해 걱정했다. 그는 "타격 쪽에는 따로 목표를 두진 않았다"며 "젊은 투수들에 대한 리드가 우선"이라고 얘기했다.
그는 "윤성환의 공도 한 번 받고 싶다. 최충연 등 젊은 투수들고 마찬가지다. 심창민은 대표팀에서 함께 뛸 때 공을 받아본 적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한 명을 콕 찝어 언급했다. 올 시즌 삼성에서 마무리 임무를 맡은 장필준이다.
강민호는 "계약 기간 4년 안에 장필준이 마무리로 계속 나온다면 꼭 구원왕 타이틀을 차지하는 장면을 보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강민호의 바람이 이뤄진다면 삼성은 성공적인 리빌딩과 함께 새로운 마무리투수를 발굴한 셈이 된다.
팀도 강민호의 이런 부분을 높게 평가하고 영입을 결정했다. 베테랑으로서 또 포수라는 특수 포지션에서 든든한 맏형 노릇을 해주는 것이다.
강민호는 "기존 주전 포수인 이지영이 해왔던 부분이 있겠지만 어서 선수들하고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 그가 누구보다 스프링캠프 시작을 기다리고 있는 이유다. 대표팀에서 같은 자리(포수)에서 뛴 선배 진갑용 코치는 강민호에게 이미 단단히 다짐을 받았다.
강민호는 "삼성 입단을 결정한 뒤 진 코치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으시더라"며 "얼마 전 선수단 미팅을 하는 자리에서 봤다. 진 코치가 '스프링캠프에서 '죽었다고 생각하라'고 했다"며 껄껄 웃었다. 그도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를 마쳤다. 강민호는 "포수로서 아직 충분히 뛸 수 있다는 것을 꼭 증명하고 싶다"고 했다.
체력 안배와 타선 강화를 위해 강민호가 삼성에서 지명타자로 종종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강민호는 그런 평가에 대해 손사래쳤다.
그는 "만약 내가 그자리(지명타자)에 나간다면 팀 전체 전력이 그만큼 약해진다고 본다"며 "포수 자리에 충실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클린업 트리오에 들어가기 보다는 뒤에서 기존 선수들을 잘 받쳐주는 것이 내가 먼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강민호의 공식 입단식은 구단 내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삼성은 지난 2004년 심정수와 박진만 이후 외부 FA 영입 선수에 대한 입단식을 따로 치른 적은 없다.
그러나 강민호의 경우는 달랐다. 10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흐른 뒤 FA 입단식이 다시 열렸다. 그만큼 강민호에 대한 팀 안팎의 기대치가 높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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