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선동열호'가 출항 이후 첫승을 올렸다. 선동열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차전을 치렀다.
한국은 전날(1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일본과 개막전에서 7-8로 졌다. 리드를 잡으며 승리를 눈앞에 뒀으나 일본의 뒷심에 밀려 승부치기 끝에 당한 석패다.
대만전은 중요했다. 패한다면 '선동열호'는 그대로 짐을 싸 귀국행 비행기에 올라야했다. 일본전 패배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대만과 경기는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졌다. 그러나 어김 없이 해결사는 있었다. 주인공은 대표팀 막내 이정후(넥센 히어로즈)가 됐다.
이정후는 대표팀 소집 후 선 감독도 "이정후는 일본에서도 매우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이종범 코치 아들이라는 것을 다들 알고 있다. 대를 이어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우리나라 야구 역사에도 처음이고 아버지와 아들이 코치와 선수로 함께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것도 처음"이라며 기대했다.
이정후는 대만전에서 태극 마크를 단 뒤 처음으로 결승타를 신고했다. 0-0으로 맞서고 있던 6회말 2사 1루 상황에 타석에 나와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1타점 3루타를 쳤다.
한국은 이정후의 장타로 0의 균형을 깨뜨렸고 이때 뽑은 점수를 마지막까지 잘 지켜내 1-0으로 이겼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2위를 예약해 사실상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1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결승에 나가기 위해서는 2위를 해야한다. 결승 진출에 따른 '경우의 수'에서 한국은 대만과 비교해 유리하다. 일본과 대만은 18일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대만이 일본을 이긴다면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세 팀은 나란히 1승 1패를 기록한다.
이럴 경우 팀 퀄리티 밸런스(TQB)로 최종 순위를 가린다. TQB는 득점÷공격 이닝-실점÷수비 이닝으로 계산한다. 한국은 두 경기에서 TQB가 0.016이다. 한 경기를 치른 일본은 TQB에서 한국에 앞서지만 대만은 한국보다 모자라다.
그러나 일본도 대만에 덜미를 잡힐 경우 상황이 복잡해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일본은 대만전을 허투루 치를 수 없다. 19일 도쿄돔에서 일본을 상대로 설욕을 할 수 있는 기회를 한 번 더 맞을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한편 선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예전과 다르게 좌타자가 좌투수에게 꼭 약한 것만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상대가 우완이든 좌완이든좌타자가 해줘야한다"고 강조했다. 선 감독이 이렇게 말을 꺼낸 이유는 데이터 분석 때문이다.
선 감독은 "대표팀 선수들의 기록을 살펴보니 좌타자들이 오히려 왼손투수 상대로 더 강하더라"고 했다. 대만전 결승타를 친 이정후도 좌타자였다.
이정후는 올 시즌 KBO리그에서 신인왕을 차지했다. 여세를 몰아 시니어대표팀 첫 무대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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