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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위클리]'신동호와 배현진'은 아직 MBC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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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총파업 끝났지만'…풀어야 할 숙제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신동호와 배현진, MBC 파업 기간 내내 김장겸 사장과 더불어 가장 많이 언급된 이름들이다. 김장겸 사장의 해임으로 MBC 총파업이 끝난 가운데 자연스레 두 사람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두 사람의 거취에 그만큼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신동호와 배현진은 단순히 한 조직원의 거취 문제가 아닌, 신뢰감 잃은 MBC의 상징적인 얼굴이자 해결해야 할 무거운 '숙제'들과 연관돼 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지난 13일 'MBC 김장겸 사장 해임 결의의 건'을 가결했다. 주주총회에서도 해임안이 가결, 김장겸 사장의 해임이 일사천리로 해결됐다. 이로써 김장겸 사장은 김재철 전 사장에 이어 방문진 설립 29년만에 두번째로 이사회에서 해임 통보를 받은 사장이 됐다. 14일에는 백종문 부사장이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경영진의 '물갈이'가 시작됐다.

김장겸 사장이 물러나면서 MBC 총파업은 73일 만에 마무리 됐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은 지난 15일 오전 9시부터 업무에 복귀했다. 멈췄던 MBC가 다시 돌아가고 있다. 방송 차질을 빚었던 프로그램들이 방송 재개를 시작하면서 정상화를 위한 움직임도 빨라졌다.

15일 '라디오스타'를 시작으로 17일 '나혼자산다', 18일 '쇼 음악중심' 19일 '섹션TV 연예통신' 등이 정상방송 된다. '무한도전'은 16일 녹화를 재개해 다음주에는 정상방송을 한다는 계획이다. 대체 편성과 재방송으로 시청자들을 지루하게 했던 MBC 예능프로그램이 다시 웃음을 찾을 준비를 하고 있다. 그동안 음악만 송출했던 라디오 방송도 오는 20일부터 정상 방송을 시작, '목소리'를 찾게 됐다.

'무한도전'을 비롯해 시청자들이 기다렸던 방송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양새다. 적어도 시청자 입장에서는 편성의 공백이 메워지면서, MBC의 정상화가 '조속히' 이뤄지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축배'를 들기는 이르다. 이제 정상화의 첫걸음이 시작됐을 뿐, MBC는 무거운 숙제를 안고 있다. MBC 노조도 "72일 만의 승리"라고 표현하면서도 "이제 정상화의 첫 단추를 끼운 것일 뿐이다"고 했다. 완전한 '파업 종료'도 아니다. 대전지부는 이진숙 대전 MBC 사장이 퇴진할 때까지 파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보도·시사 부문 조합원들은 김장겸 체제의 현 경영진들이 물러날 때까지 제작 중단을 계속한다.

MBC 노조는 보도 공정성과 제작 자율성을 복원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 9년 뉴스는 객관적 보도와 공정성, 자율성을 잃었다는 것. '목소리를 내던' 수많은 기자와 아나운서들이 업무와 무관한 '유배지'로 발령났고, 현 경영진의 '사람'들이 빈자리를 채웠다. MBC 뉴스에 대한 시청자들의 신뢰감은 시청률과 함께 바닥으로 떨어졌다.

MBC 노조는 지난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뉴스는 심각하다. 기자, PD 등 개별제작자의 힘으로 바꿀 수 없다. 지금의 뉴스를 '적폐 뉴스'로 규정한다"라며 제작 중단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또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이들을 언급하며 "보도로 부역 행위를 했거나 부역 행위에 침묵한 사람이다. 사규에 따라서 엄중하게 징계해야 한다. MBC 재건에 있어서 큰 걸림돌이 되지 않으리라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역자'로 일컫는, 그 상징적인 인물이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과 '뉴스데스크'의 간판 앵커 배현진 아나운서다.

신동호 아나운서는 현재 MBC 아나운서 국장을 맡고 있다. 지난달 16일 언론노조 MBC본부 소속 아나운서 28인과 노조는 신동호 국장을 적폐 세력의 핵심으로 지목하고 부당노동 행위 등으로 고소했다. 한때는 동료이자 선후배였던 아나운서들이 부당한 인사와 차별대우, 그리고 언론 탄압에 대한 사례들도 눈물로 폭로했다. 이들은 "개인의 영달을 위해 동료를 팔아치운 신동호는 사퇴해야 한다. 우리는 꼭 승리할 것이고, 승리는 신동호의 사퇴로 시작된다고 믿는다"고 신동호 국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던 바.

이와 더불어 파업에 동참한 MBC 노조원들은 '뉴스데스크' 배현진 앵커가 MBC 경영진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파업 기간 양윤경 기자는 '양치 일화'를 이야기 하며 비제작부서 발령에 영향을 끼쳤다고 '내부 폭로'해 화제를 모았다. 배현진 아나운서는 지난 2012년 MBC 파업 당시 동료들을 뒤로한 채 업무로 복귀, '뉴스데스크' 최장수 앵커로 활약 중이다.

파업 기간 동료들의 고발이 이어지면서 '뉴스데스크'의 배현진과 '신동호의 시선집중'의 신동호 국장은 시청자들에게 신뢰감 잃은 MBC 뉴스의 대표 얼굴로 각인이 됐다. '배신 남매'라는 별명도 생겼다. MBC 노조는 MBC의 몰락을 이야기 하며 "적폐들 몰아내고 새 경영진과 함께 새로운 뉴스, 새로운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들지 토론하고 지난 9년을 성찰하겠다"고 말했다.

배현진, 신동호 국장의 '잔존'으로 보는 또 하나의 숙제, 파업에 참여한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의 '갈등'이다. 김장겸은 떠났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조직에 남았다. 그리고 파업에 참여한 이들은 본업으로 돌아왔다. '불편한 동거'가 시작된 셈이다.

MBC 아나운서 26명은 15일 업무 복귀와 파업 전 진행하던 프로그램 복귀 등을 선언했다. 부당 전보된 아나운서 10명도 아나운서국으로 복귀하여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게 됐다.

이들은 "아나운서국장과 그의 꼭두각시인 보직자의 부당한 업무 지시를 거부하며 김장겸 체제에 부역한 수구세력의 패악은 단호히 배격한다" "최근 사태와 관련해 책임 있는 자들의 사법적 처리도 중단 없이 추진한다"고 성명을 냈다. 신동호 국장은 국장으로서의 권위는 물론, 업무지시 등 본연의 업무 수행을 할 수 없게 됐다. 아나운서국 뿐만 아니라 보도국, 예능국 등 타 부서도 보직 간부들과 마찰이 예상된다.

짧게는 73일, 길게는 9년의 투쟁이 끝났지만 곳곳에 전쟁의 상흔이 남았다. MBC의 봄은 여전히 멀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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