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손세이셔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골로 말하겠다"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손흥민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콜롬비아와의 친선경기에 출전했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측면 공격수로 출전했던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힌트를 얻었다"던 신태용 감독의 말대로 중앙 공격수로 이동했다.
파트너는 이근호(강원FC)였다. 투톱이었다. 토트넘에서 그의 공격 파트너인 해리 케인 역할로 이근호가 나선 셈이다. 이근호가 돌파력이 있어 슈팅력과 드리블이 좋은 손흥민의 공간 창출에 적격이었다.
전반 시작부터 적극적으로 움직인 손흥민에게 주로 볼을 배급한 이는 이근호와 오른쪽 측면 날개로 나선 권창훈(디종FCO)이었다. 권창훈은 창의적인 패스가 일품이고 손흥민의 속도를 적절히 활용하는 능력도 있다.
진가는 10분에 나왔다. 권창훈이 중앙선 부근에서 오른쪽 측면으로 드리블을 하다 이근호에게 내줬다. 이근호는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빠르게 가로지르기를 시도했고 절묘하게도 권창훈의 몸에 맞고 굴절되며 손흥민 앞으로 향했다.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한 손흥민은 개인 능력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볼을 잡기 무섭게 세 명의 수비가 막아섰고 등을 지는 상황이 됐다. 그러나 침착하게 볼을 잡은 뒤 오른발 터닝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순간 공간 활용과 개인기가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지난달 10일 모로코와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도 페널티킥으로 골맛을 봤지만, 필드골은 지난해 10월 6일 카타르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후 1년 1개월여 만이다. 자신감을 얻기에 충분한 골이었다.
14분에도 고요한(FC서울)이 오른쪽 측면에서 연결한 가로지르기를 오른발 가위 차기로 골을 노렸지만 빗맞으며 하늘로 향했다. 의욕이 너무 넘쳤다. 이후 콜롬비아 수비진의 집중 방어 대상으로 자주 파울을 당했다.
제대로 해보겠다는 의지는 41분에 나왔다. 엔드라인으로 나가려는 볼을 끝까지 뛰어가 넘어지며 살려냈다. 바로 일어나지 못해 콜롬비아 수비가 가져갔지만, 관중의 박수는 자동이었다.
투톱 호흡도 나쁘지 않았다. 이근호와는 확실한 역할 분담을 했다. 이근호가 주로 상대 수비와 주력으로 맞서 힘을 뺐다면 손흥민은 공간 침투와 발재간으로 균열을 가했다. 직선적인 움직임 대신 수비 뒤로 크게 돌아가는 영리함이 돋보였다.
후반에는 이근호가 빠지면서 이정협(부산 아이파크)과 호흡을 맞췄다. 손흥민은 중앙에서 직선적으로 이동하며 골 냄새를 맡으려 노력했고 권창훈에게 두 차례나 슈팅 기회를 제공했다. 이후 16분 최철순의 전진 패스를 잡아 아크 오른쪽에서 수비가 압박하기 전 빠르게 슈팅해 골망을 갈랐다.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옆구리 사이로 흘러 들어갔다. 중앙에서 자리를 잘 지킨 결과였다.
이후에도 손흥민은 온힘을 다해 뛰었다. 한 골이라도 더 넣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았다. 투혼을 앞세워 싸우겠다던 모습 그대로였다. 넘어져도 시선은 볼을 향해 있었다. 그야말로 집념으로 뛴 경기였고 결과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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