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부산 KT가 초반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 빅맨의 부재가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KT는 지난달 31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KBL 1라운드 인천 전자랜드와 경기에서 84-90으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아쉬운 패배였다. 1쿼터와 2쿼터에서 전자랜드와 접전을 펼치면서 시즌 첫 2연승의 단꿈까지 꿨던 KT였다. 2쿼터엔 이날 다소 부진했던 이재도 대신 박지훈이 2쿼터 들어가면서 KT의 흐름이 살아났다. 리온 윌리엄스와 투맨게임을 절묘하게 펼치면서 좋은 흐름을 만들었다. 덕분에 47-47로 전반을 마칠 수 있었다.
3쿼터 전자랜드 조쉬 셀비를 비롯한 전자랜드 빅맨 강상재와 이정제의 고감도 슛이 터지면서 10점의 점수차가 생겼다. 패색이 짙어지는 듯했던 순간이었다.
그러나 KT에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4쿼터 반전의 찬스가 있었다. 전자랜드의 빅맨 라인업 가운데 강상재와 이정제, 정효근 등이 모조리 파울 트러블에 걸렸다.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조동현 감독은 적극적인 인사이드 공격을 주문했다.
실제로 효과를 봤다. 강상재와 이정제, 정효근을 모두 코트에서 물러났다. 이날 경기에서 강상재는 17점을 올렸고 정효근은 3점슛 한 개에 5어시스트 2리바운드, 이정제는 2득점 5리바운드로 제몫을 다했다. 높은 생산성을 자랑하던 선수들이 모두 코트 바깥으로 나간 것이다.
KT로선 호재였다. 실제로 이들이 모두 나간 이후 웬델 맥키네스와 박상오의 공격이 연속으로 성공하면서 84-85까지 쫓아갔다. 남은 시간은 2분 38초로 충분히 역전의 여지도 있었다. 전자랜드는 유일한 토종 빅맨이었던 김상규가 분전했지만 여전히 경기는 어려운 듯 했다.
그러나 KT는 결국 패했다. 승부처에서 브랜든 브라운에게 결정적인 골밑슛을 내줬다. 여기에 경기 직전 조동현 감독이 시도한 작전은 실패했다. 결국 역전에 성공하지 못하고 그대로 패배했다.
KT로선 이날 경기 다소 저조했던 가드들의 활약이 아쉬웠을 수도 있다. 10개의 자유투 실패(17/27)도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더욱 뼈아픈 것은 국내 빅맨들의 부재다. KT는 올 시즌 개막 전기대를 걸었던 빅맨 김현민과 박철호를 부상으로 잃었다. 김현민은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중상으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또 다른 빅맨 박철호도 여전히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특히 김현민은 지난 시즌 KT의 부족한 빅맨 자원 속에서 탄력과 적극성을 살려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던만큼 더욱 뼈아픈 이탈이 됐다.
사실상 KT 라인업 가운데 센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외국선수들과 승부를 펼칠 수 있는 빅맨은 김승원과 리온 윌리엄스, 맥키네스가 전부다. 김승원 혼자 골밑에 서는 것은 여전히 부담이고 윌리엄스와 맥키네스는 시간을 배분해야한다. 여러모로 딜레마다.
KT는 2017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허훈을, 2순위로 양홍석을 뽑았다. 분명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 있는 자원들이다. 하지만 국내 빅맨 라인업의 부재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다. 조동현 감독의 묘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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