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지수기자] "양현종! 양현종!"
KIA 타이거즈가 두산 베어스를 꺾고 2017 KBO 한국시리즈(7전 4승제) 우승을 차지했다. KIA는 이날 두산에게 7-6으로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정상에 올랐다.
이날 9회말 두산의 마지막 공격이 시작되자 3루측 KIA 응원석이 술렁였다. 불펜에서 몸을 풀던 양현종이 마운드쪽으로 걸어나갔기 때문이다.
KIA 팬들은 한목소리로 양현종의 이름을 외쳤다. 그는 9회말 위기를 맞았다. 볼넷과 수비 실책으로 1사 만루 상황이 됐다. 그러나 양현종은 KIA 승리 지킴이 역할을 했다.
후속타자 박세혁과 김재호를 각각 유격수 인필드 플라이와 포수 파울플라이로 돌려세우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우승을 확정하는 순간 마운드 위에는 KIA의 좌완 에이스 양현종이 있었다.
그는 2차전 완봉승과 함께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1승 1세이브를 기록하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도 이름을 올렸다. 양현종은 팀 동료 선수들과 그라운드 위에서 얼싸안고 우승의 기쁨을 느꼈다.
시상식 행사가 끝난 뒤 양현종은 현장을 찾은 취재잔과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6차전까지 갔다면 내 스스로도 정말 많이 부담스러웠을 같다"며 "7-0으로 앞서던 경기를 한 점차로 따라 잡혀 두산 쪽으로 분위기가 많이 넘어갔다. 그래서 오늘 무조건 끝내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등판하게 된다면 '무조건 막아야 된다'고 마음먹었다. 그 생각만 했다"며 "오늘따라 컨디션도 좋았다"고 웃었다.
양현종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완봉승(2차전)과 함께 소속팀이 우승을 확정하는 세이브를 모두 따냈다. 그는 "꿈을 꾸는 것 같은 시즌"이라며 "정규시즌 20승과 함께 정규시즌 우승 그리고 한국시리즈에서 거둔 1-0 완봉승도 모두 어린 시절부터 꿈꿔온 마지막을 장식하는 순간까지 모두 현실로 이뤄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그는 "마지막 9회말에는 무조건 잘 하려고 상대 공격을 막으려고 했다"고 힘줘 말했다. 이날 세이브는 의미가 있다. 프로 데뷔 후 거둔 첫 세이브다.
그는 "8회초가 시작했을 때 코치님이 스파이크만 신고 있으라고 했는데 경기가 팽팽하게 흘러갔다"며 "마운드로 나갈 것이라고 예상은 못했다. 그런데 이대진 투수코치가 '위기 상황이고 9회에 나갈 수 있겠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처음부터 나간다고 했다. 막상 마운드 위로 올라가니 별로 긴장이 안됐다"고 구원 등판 상황을 되돌아 봤다.
그는 "선발 등판 때 1회와 같은 느낌"이라며 "김재환과 오재일이 강타자라서 집중했다. 공이 가운데로 몰리는 것도 있었는데 전력투구로 막아냈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만루 위기로 몰렸던 상황에 대해서는 "내일이 없다고 생각했다"며 "투구수도 많이 늘어난 상태라 경기가 뒤집힌다면 6차전에서 우리팀이 힘들어질 가능성이 컸다"며 "두산 선수들도 타격감을 회복해가는 상황이라 6차전까지 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내 직구를 믿고 던졌다"고 얘기했다.
그는 "그래도 8년 전 첫 우승 때와 비교하면 이번은 눈물이 덜 나오더라"며 오늘도 눈물을 흘리긴 했지만 안도의 눈물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양현종은 다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친정팀 KIA와 맺은 1년 계약이 만료된다. 그는 "아직은 향후 진로에 대해 잘 모르겠다"며 "그래도 우승을 했기 때문에 구단에서도 잘 신경써주실 것 같다. 다른 구단이나 해외진출 보다는 KIA 잔류를 더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서 집이 있는 광주로 돌아가서 아내와 아기가 보고싶다"며 "집밥도 먹고 싶다"고 다시 한 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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