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KIA 타이거즈가 통산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록하자 호남 체육계가 함박웃음을 지었다. 축구에 이어 야구까지 천하통일에 성공한 것이다.
KIA는 3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선발 투수 헥터 노에시의 호투와 이범호의 한국시리즈 통산 첫 만루 홈런에 힘입어 두산을 7-6으로 꺾었다.
이 승리로 두산은 시리즈 스코어 4-1을 기록하면서 지난 2009년 이후 7시즌만이자 통산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하는 기쁨을 맛보게 됐다.
KIA의 우승에 광주광역시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KIA는 전신인 해태 타이거즈 때부터 35년간 광주를 연고지로 사용했다.
해태로 상징되는 타이거즈는 KBO리그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팀이었다. 팀의 성공과 맞물려 광주시민들의 자긍심도 함께 올라갔다. 단순한 야구팀을 넘어 광주의 자존심이자 정체성을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태의 전설적인 투수이자 현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에서 지휘봉을 잡고 있는 선동열 감독에게 붙여진 별명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그는 현역 시절 당시의 홈구장인 무등 야구장 그리고 광주의 명산인 무등산에 빗대어 '무등산 폭격기'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지난 2014년 광주시에 KIA 챔피언스필드가 신축되면서 광주의 야구 인기는 더욱 불타올랐다.
올 시즌엔 리그 초반부터 고공행진을 펼치면서 팀 자체 한 시즌 최다승인 87승을 달성하면서 광주 시민들을 야구장으로 불러모았다. 개장 첫 100만 관중 돌파라는 기쁨까지 맛봤다. 광주시 인구가 150만명이니 단순 계산으로 광주시 인구 75%가 야구장을 찾은 것이다.
이날 KIA의 우승으로 2017시즌 한국 양대 프로스포츠 우승팀은 공교롭게도 전부 호남 지역에서 나왔다. 전라북도 전주시를 연고지로 삼는 전북 현대가 앞서 축구에서 천하제패에 성공했다.
전날인 29일 2017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에서 전북은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 경기에서 이승기와 이동국, 이재성의 연속골을 묶어 3-0의 완승을 따냈다.
이 승리로 전북은 21승 9무 6패로 승점 72점을 기록하며 남은 두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2위 제주(19승8무9패, 승점 65점)를 따돌리면서 자력우승을 확정지었다. 전북의 전설적인 스트라이커인 이동국은 K리그에서 그 누구도 달성한 적이 없던 200번째 골을 터뜨리며 우승을 자축했다.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는 것도 대단하지만 더욱 눈길이 가는 것은 팬들의 숫자다. 전북은 KIA와 마찬가지로 창단부터 전주를 연고지로 삼아 팬들의 애정이 남다르다. 또 성적에 안주한 인기 몰이가 아닌 지역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홍보 활동을 펼쳐 다양한 연령층의 팬들을 경기장으로 끌어모았다.
성적과 관중,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셈이다. 지난 7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전북의 평균 관중은 1만985명이었다. FC서울(1만4천987명)에 이은 리그 2위이자 비수도권 구단 가운데선 최다 관객이다. 여러모로 올 시즌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 KIA와 닮은 꼴이다.
그리고 결국 남쪽의 KIA와 북쪽의 전북 모두 이러한 지역민들의 열성적인 성원에 우승이란 최고의 선물로 보답했다. 이들의 선전에 호남 체육계는 이틀 사이에 두 번의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두 구단의 모기업인 현대자동차그룹 또한 오랜만에 활짝 웃음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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